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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발언대] '취업 평판 조회 플랫폼화' 윤경욱 스펙터 대표

송고시간2022-07-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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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찰떡궁합' 상대를 찾아줍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어떤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데 주변 사람의 평가만큼 중요한 잣대는 없을 것이다. 함께 생활해온 주변인의 평가가 평판(評判)이다.

이 평판을 사업 모델로 삼은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해 채용정보 시장에서 주목받는 청년 사업가가 있다.

평판 조회 플랫폼 스타트업 스펙터(Specter)를 이끄는 윤경욱(37) 대표다.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존중(respect)하는 문화를 만든다는 기치를 내걸고 이를 사명(社名)에 담은 스펙터는 취업 희망자의 평판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작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플랫폼에 가입해 평판 정보를 얻으려는 기업 회원은 채 2년도 안 된 시점에서 8천 곳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천800여 곳이 채용 과정에서 스펙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액티브 멤버라고 한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 [제공 사진]

윤경욱 스펙터 대표 [제공 사진]

◇ 면접만으로 알 수 없는 '평판 정보' 제공

스펙터는 채용·노동 시장을 이루는 두 축인 사용자와 취업 희망자(지원자)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지원자가 제출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통해선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평판 정보를 당사자 동의를 전제로 수집해 이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 취업 정보업체와 차별화된 특색은 헤드헌팅업체들이 주로 맡아온 영역이던 '평판 알아봐 주기 서비스'를 플랫폼화한 점이다.

우리나라 임금근로자는 올 5월 기준으로 2천177만명(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이고, 근로자의 연간 이직 건수는 1천100만 건을 넘는다. 근로자들의 일터 바꾸기가 매우 흔한 시대가 됐음을 의미하는 이 수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비례해 평판 조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재를 구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선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한 평판 정보가 절실하게 필요하고, 취업 희망자는 자신을 제대로 드러낼 기회를 얻고자 한다.

윤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개발한 자사의 평판 조회 서비스에 대해 "30분가량의 단시간 면접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지원자 인성이나 업무처리 능력에 관한 주변 사람의 다양한 평가를 수집해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며 지원자 입장에선 효과적으로 본인 평판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판 조회 플랫폼 스타트업 '스펙터' 로고

평판 조회 플랫폼 스타트업 '스펙터' 로고

◇ 이전 직장 동료 등 작성 평판 항목 65개로 검증

스펙터 플랫폼을 떠받치는 평판 정보가 등록된 인원(취업 희망자)은 현재 총 2만5천여 명이다.

1인당 평균 4건의 평판 정보가 등록돼 있다고 하니 지금까지 축적된 평판 데이터는 10만 건 수준이다.

이 데이터 작성에 참여한 인원은 8만 명을 넘어섰다.

스펙터가 설정한 총 65개 항목의 평판을 작성해 주는 사람은 지원자가 일했던 기업의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나 인사팀 관계자, 동료들이 주축을 이룬다고 한다.

만일 A라는 회사가 스펙터에 평판 정보가 등록된 지원자를 채용 목적으로 검증하는 경우라면 거의 실시간으로 주변인의 평가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스펙터에 평판 정보가 존재해 바로 조회가 가능한 사례는 최근 4주 기준으로 열람 요청 건수의 6.8% 정도로 파악됐다.

스펙터에 평판이 등록되지 않은 지원자에 대해선 회원으로 가입한 사용자 측이 웹에서 '평판 요청하기'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회원 업체가 지원자의 평판 정보를 요청하면 지원자에게 알림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평판을 작성해 줄 주변 사람의 연락처를 입력하게 하는 방식이다.

평판을 조회하는 측이 작성된 내용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을 확인하고자 할 경우에는 스펙터 플랫폼상에서 작성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춰져 있다.

평판 작성을 의뢰받은 지원자의 전(前) 직장 인사팀 관계자나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충실하게 응해준다고 한다.

스펙터에 평판 정보가 등록되지 않은 지원자인 경우 요청 시점으로부터 사흘 안에 평균 3.7개 정도의 평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표는 당사자가 지목하는 사람들에게 평판 정보를 의존하는 구조가 긍정적인 평가만 양산할 가능성에 대해선 "나쁜 평판을 받아내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자세하게 얘기해 준다는 것이 채용자 입장에선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스펙터 홍보 이미지

스펙터 홍보 이미지

◇ 실패 후 재도전…"스타트업 창업, 메가 트렌드가 중요"

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온 윤 대표로선 스펙터가 두 번째 창업이다.

대학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에서 2년여 동안 근무한 윤 대표는 2015년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공동 구매 플랫폼인 타운어스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축제 이벤트 등 단체 활동에 초점을 맞춘 타운어스는 대학 2학년 때 응원단 조(組)단장 활동을 할 정도로 외향적이었던 그의 성격에 딱 맞는 사업이었다.

타운어스를 운영한 타운컴퍼니는 전체 직원이 300명을 넘고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정도로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단체 활동을 어렵게 만든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5년 만에 좌초했다.

그러나 윤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타운컴퍼니 핵심 멤버들을 규합해 스펙터를 세웠다.

첫 실패를 통해 윤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3가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거론한 스타트업의 지향점은 시대 흐름인 메가 트렌드에 부합해야 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해 20명 이하의 인력으로 1천억 원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면서 세계시장 진출에도 매우 용이한 모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이직자가 점점 더 많아지는 현실(메가 트렌드)과 적은 인력으로 사업 모델을 효율화해 고속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잠재력을 고려하고, 지구 반대편에서도 한 차례의 클릭으로 이용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도 생각해 스펙터를 창업했다는 얘기다.

윤 대표는 단체 활동에 사업의 초점을 맞췄던 타운어스는 개인화하는 요즘 추세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스펙터의 평판 조회 플랫폼이 메가 트렌드를 반영한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증축관 내 스펙터 사무실 전경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증축관 내 스펙터 사무실 전경

◇ "1년 내 100만개 평판 데이터 확보 목표"

스펙터의 평판 조회 서비스는 대기업, 중견·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스타트업이나 자영업자 등 모든 사용자가 쓸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이라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다른 직장에서 이직해 오는 경력 사원뿐만 아니라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변한 직장 경력이 있을 수 없는 대졸 신입 채용 대상자는 주로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했던 곳에 자신에 대한 평판 작성을 요청한다고 한다.

스펙터는 국내 시장 기반을 다지는 대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국내 시장에선 사용자 측이 필요로 하는 평판 데이터를 1년 내로 현재의 10배 수준인 100만 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는 스펙터를 통해 평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재 풀'이 2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또 향후 2년 안에 100만 명 이상의 평판 데이터를 구축해 회원 기업들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비율을 현재의 4배 수준인 3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휴를 제안해 온 국내 유수의 취업정보업체들과 협력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스펙터는 지금까지 시드 라운드 등을 포함해 총 17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본격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올해 초부터라고 강조한 윤 대표는 채용 과정에서 평판(레퍼런스)을 중시하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한국인 채용 대상자의 평판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내년부터 1차로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파일럿 해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어를 포함한 다국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했다.

스펙터는 해외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스펙터 평판 조회 화면

스펙터 평판 조회 화면

◇ "궁합 맞는 회사 취업이 몸값 올리는 비결"

윤 대표는 본인이 대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평생직장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는데 이제는 그 말이 완전히 없어진 것 같다며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짧다는 통계를 들었다.

이런 환경의 채용 시장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비결은 뭘까?

윤 대표는 이 질문에 연봉 등 당장의 처우보다는 "본인과 컬처 핏(fit)이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능력이나 취향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야만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니 서로 궁합이 잘 맞는 기업을 골라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몸값을 높여나갈 수 있다는 논리다.

윤 대표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찰떡궁합을 결정하는 요소는 정말로 많다"며 이들 요소를 최대한 반영한 평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스펙터가 지향한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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