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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비싼 이유 있었네"…아파트 발주 입찰담합 무더기 적발

송고시간2022-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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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세대 송파 헬리오시티 출입보안시설 등 입찰담합 10개사 제재

공정위·국토부, 합동조사 정례화하고 공사비 비교 검색 지원키로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지난 1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ryousanta@yna.co.kr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아파트가 발주한 공사·용역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담합한 업체 10곳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정부는 아파트 유지·보수 부문에서 담합 등의 불공정 행위가 만성화돼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송파 헬리오시티아파트 출입보안 시설 설치, 인천 만수주공4단지아파트 등의 열병합발전기 정비공사, 청주 리버파크자이아파트 알뜰장터 운영 등 3건의 입찰에서 담합(공정거래법 위반)한 10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천9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파트너'는 2019∼2020년 국내 최대 규모(9천510세대) 아파트인 송파 헬리오시티아파트가 발주한 출입 보안시설(안면인식기·스피드게이트 등) 납품 및 설치업체 선정 입찰에서 업무협약 파트너인 '슈프리마'를 들러리로 세워 낙찰에 성공했다.

아파트너는 당시 다른 업체보다 낮은 금액(각 3억2천600만원, 2천만원)으로 입찰했으나, 이후 발주된 추가 공사에서 선행 공사로 얻은 기득권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1월 안면인식기 등의 추가 설치 입찰에서 다른 업체가 낙찰받자 기존 입주민 정보와의 연동을 거부해 공사를 무산시키고, 이후 재공고된 입찰에서 다른 업체가 낙찰받으면 기술지원비 명목으로 2천500만원을 받기로 한 것이다.

아파트너는 정보통신공사업자 자격이 없어 재입찰에 참여하지 못했으나 이 사업을 낙찰받은 제3의 업체와 하도급계약(3천950만원)을 맺고 실제 공사를 수행했다.

공사 무산과 재입찰 과정에서 공사 계약금은 3천690만원에서 4천346만원으로 뛰었다. 그만큼 아파트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공정위는 "통상 발주처가 민간기업이면 공공기관 발주보다 중대성을 약하게 평가하지만, 비용 부담주체(입주민)와 계약주체(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가 달라 입주민이 피해를 인식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제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파트너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여서 과징금이 200만원으로 조정됐다. 슈프리마의 과징금은 500만원이다.

공정위는 2018∼2021년 인천 만수주공4단지 아파트 등이 발주한 9건의 열병합 발전기 정비공사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들러리, 입찰가격 등을 합의한 아람에너지에는 과징금 1천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나머지 2개 업체는 경고 처분하기로 했다.

열병합 발전기는 가스연료를 통해 전력생산, 난방, 급탕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가발전 시스템이다.

지난해 청주리버파크자이아파트가 발주한 알뜰장터 운영업체 선정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들러리, 입찰가격을 합의한 부부농산 등 5개 소규모 업체는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만 받게 됐다. 이들은 아파트 측에 낼 임대료 입찰 가격을 합의했으나, 제3의 업체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TV 제공]

정부는 이번 제재를 계기로 아파트 발주 공사·용역 사업자 선정 입찰 담합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개선 필요성을 건의했고, 국토교통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아파트 관리비는 노후화와 편의시설 확충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공동주택 관리비와 발주 공사·용역 계약 규모는 각각 22조9천억원, 7조7천억원에 달했다.

아파트 발주 공사·용역 입찰담합은 입찰 참여업체 간 수평적 들러리 합의와 발주처(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와 특정업체 간 수직적 유착관계가 중첩해서 발생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우선 국토부와 공정위는 지자체와 협력해 매년 3·10월 조사 대상 아파트를 선정해 합동조사를 벌이고 입찰방해·배임 혐의가 확인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개별적·일회성으로 이뤄지던 조사를 통합·정례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웹사이트에 유사한 아파트 간 공사비 비교 검색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입주민의 자율적 감시를 돕기 위해서다.

입찰 참가 업체의 입찰 기록도 검색해 적정 공사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연말까지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고시)을 개정해 입찰 참여 때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입찰 참여 업체가 주택관리업자의 계열사라면 이를 입찰 서류에 표시하도록 해 이해상충을 막을 예정이다.

정신기 공정위 민수입찰담합조사팀장은 "이번 조치는 만성적 생활 밀착형 불공정 분야인 아파트 유지보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담합을 제재하는 한편 공정위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공정위와 국토부는 오는 10월 합동조사를 실시하는 등 계속 협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찰담합과 발주처와 특정업체간 유착이 결합된 모습
입찰담합과 발주처와 특정업체간 유착이 결합된 모습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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