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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짝발·비교적 단신 한계 딛고…우상혁, 한국육상 역사를 쓰다

송고시간2022-07-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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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작은 짝발…점퍼로는 작은 188㎝

2022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2m35 뛰어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2위

바를 넘는 우상혁
바를 넘는 우상혁

(유진 EPA=연합뉴스) 우상혁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5위 안에 든 선수 중 가장 키가 작다.

우상혁의 키는 188㎝다. 다른 상위권 선수들의 키는 모두 190㎝를 넘는다.

여기에 우상혁은 오른발이 왼발보다 작은 '단점'도 안고 있다.

그러나 우상혁에게 높이뛰기 선수 중에는 작은 키와 '짝발'의 한계를 딛고, 높이 날아올랐다.

"늘 최초의 기록을 갈망한다"는 우상혁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로 2위를 차지했다.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김현섭이 달성한 3위를 넘어선, 한국 육상 사상 최고 순위다.

우상혁은 8살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짝발'이 됐다.

하지만, 그는 교통사고를 떠올리면서도 "구름발인 왼발을 다쳤으면 높이뛰기 선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겐 천운"이라고 말했다.

고비 때마다 은사를 만나 새로운 길로 발을 내디디는 '행운'도 있었다.

우상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로 오른발을 다쳤다.

하지만 '달리기'가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졸라 육상부에 들어간 것도 그저 달리는 게 좋아서였다.

대전 중리초등학교에서 윤종형 코치를 만나면서 우상혁의 인생이 달라졌다.

유진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메달리스트
유진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메달리스트

(유진 AP=연합뉴스) 우상혁(오른쪽)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위를 한 뒤, 1위 바심(가운데), 3위 프로첸코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상혁은 "육상부에 들어가 다른 선수와 뛰어보니, 내 달리기 실력은 별 게 아니더라"고 웃으며 "윤종형 선생님의 권유로 높이뛰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짝발'은 극복의 대상이었다.

우상혁은 "아무래도 발 크기가 다르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균형감에 문제가 있었다"며 "균형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균형을 잡으니 높이뛰기에는 짝발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도 '우상' 스테판 홀름(스웨덴)을 떠올리며 극복했다.

우상혁은 "나도 내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작은 키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상혁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홀름이다.

홀름은 181㎝ 작은 키로도 세계를 제패했고, 개인 최고 2m40을 뛰었다.

우상혁은 "홀름의 경기 영상을 자주 본다"고 했다.

우상혁이 지난해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차지하면서, 홀름도 우상혁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홀름과 우상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화를 나눴다.

이젠 홀름도 우상혁의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

짝발의 한계를 극복한 우상혁
짝발의 한계를 극복한 우상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

기록은 정체됐고, 피로골절 부상도 당했다.

2019년 런던 세계선수권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좌절감에 빠져 있던 우상혁에게 김도균 한국육상수직도약 대표팀 코치가 손을 내밀었다.

우상혁은 "정말 힘들 때 코치님을 만났다. 나도 나를 믿지 못할 때 코치님은 '상혁아, 넌 더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해주셨다. 코치님과 함께 한 시간 동안 '훈련의 성과'와 '나 자신'을 믿게 됐다"고 했다.

김도균 코치는 '당장은 기록이 나오지 않아도, 탄탄한 실력을 쌓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 우상혁에게 제시했다.

우상혁은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이 방향이 맞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역시 김도균 코치님 생각이 옳았다"고 했다.

[올림픽] 우상혁, 김도균 코치님 감사해요
[올림픽] 우상혁, 김도균 코치님 감사해요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 35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후 김도균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1.8.1 xyz@yna.co.kr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2m3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뒤, 정체했던 우상혁의 기록은 2021년 6월 29일 2m31로 1㎝ 올랐고, 도쿄올림픽에서는 2m35까지 상승했다.

김도균 코치에게 설득당한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기 전인, 2021년 3월에 '입대'하기도 했다.

김 코치는 '군인 신분'의 절제된 생활이 우상혁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고, 우상혁은 김 코치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이 정도로 김 코치와 선수들 사이에 신뢰가 깊어졌다.

9월 1일에 전역하는 우상혁은 군 생활 동안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했다.

한계를 극복하고, 귀한 은사도 만난 우상혁은 이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됐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고, 올해 3월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는 한국 육상에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5월 14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하며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쓰더니,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유진 세계(실외)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짝발과 단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은사들의 도움을 도약대로 삼은 우상혁에게 하늘이 활짝 열렸다.

우상혁이 '전성기'에 접어든 시점에, 육상 메이저대회가 연이어 열린다.

2021년 도쿄올림픽,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 이어 내년에는 3월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8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이 예정돼 있다.

2024년 7월에는 파리올림픽이 개막하고, 2025년에는 도쿄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의 대항마로 떠오른 우상혁에게 '세계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는 2023년, 2024년, 2025년에도 있다.

jiks79@yna.co.kr

[그래픽] 한국 육상 새 역사 높이뛰기 우상혁
[그래픽] 한국 육상 새 역사 높이뛰기 우상혁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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