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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발언대] "웬만한 글로벌 기업 제품보다 낫대요"

송고시간2022-07-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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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영상 SW '강소기업' 키운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인체 속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것이 의료영상이다.

1895년 독일 물리학자인 빌헬름 뢴트겐의 엑스(X)선 발견에서 비롯한 의료영상은 초기의 방사선 중심에서 초음파, 자기장, 레이저 등을 이용한 영상으로 영역이 넓어지며 눈부시게 진화했다.

현대 의학에서 의료영상을 빼놓고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상상하기조차 어렵게 됐다.

1970년대 첫선을 보인 CT(컴퓨터단층촬영, Computed Tomography) 의료영상은 여러 각도에서 조사(照射)한 X선 투과량을 컴퓨터로 분석해 대상체의 정밀한 모습을 보여준다.

생명에 직결되는 장기가 집중된 흉·복부, 머리와 목으로 이뤄진 두경부 등의 내부를 진찰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이하 제공사진]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이하 제공사진]

◇ 의사 진단 보조 의료영상 SW 개발 '강소기업'

의료 스타트업인 코어라인소프트(Coreline Soft)는 인공지능(AI)으로 CT 영상을 분석해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돕는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에서 세계 톱 클래스를 향해 달리는 강소(强小)기업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2001년 카이스트(KAIST) 영상시스템연구실의 랩(Lab) 벤처인 '메비시스'가 뿌리다.

당시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박사 과정에서 의료영상 등을 3차원으로 보여주는 가시화(可視化) 기술을 연구했던 김진국(49) 현 대표가 연구 동료이던 최정필(현 공동대표)·이재연(현 최고기술임원) 씨와 함께 세운 메비시스는 치과용 CT 장비에 탑재되는 SW를 개발했다.

이후 메비시스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Picture Archiving & Communication System)을 취급하는 인피니트헬스케어에 합병됐는데, 김 대표는 이곳에서 5년여간 일하면서 의료영상 SW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것이 2012년 제2의 창업(코어라인소프트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하니 코어라인소프트가 실제로 걸어온 의료영상 SW 개발 업력(業歷)은 20년을 훌쩍 넘는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생각을 시각화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고, 사회에 유익한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의료영상 SW 분야를 연구하게 됐다"며 "우리가 만든 의료영상 SW가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꿈을 이루고 싶었다"고 창업에 나선 동기를 밝혔다.

세계 의료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이제 의료영상 SW에서도 세계적인 한국 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며 대표 주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의료영상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코어라인소프트' 로고

의료영상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코어라인소프트' 로고

◇ 폐 영상 분야 경쟁력 자랑…5년 연속 국가폐암검진 사업 참여

3차원 의료영상 SW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코어라인소프트는 특히 폐 영상 분야에서 앞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AVIEW LCS PLUS(에이뷰 엘씨에스 플러스)'로, 한 번의 촬영으로 얻은 저선량 CT 영상 데이터에서 폐 결절,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 등 '빅 쓰리'(3대) 흉부 질병을 통합적으로 검출하고 분석해 주는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의 특징은 폐암 진단에 중요한 폐 결절 판독문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고 폐기종 등의 정량적 진단 결과를 수치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의료영상 판독에선 정성적(定性的)인 요소인 의사의 경험과 직관이 중요한데, AI가 병변의 크기, 개수, 분포 등 여러 검진 지표를 정량적으로 제시해 주면 질병 유무와 상태 등을 진단하는 의사의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10명가량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도움을 받아 임상시험을 해 보니 이 솔루션을 사용하면 진단의 정확도가 그러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20% 가까이 높아지고 진단에 걸리는 시간은 절반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2017년부터 5년 연속 국가폐암검진 판독 지원 및 질 관리 솔루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폐암검진 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200여 곳의 큰 병원 가운데 선정된 70여 곳이 클라우드(인터넷을 통한 중앙컴퓨터 저장공간) 방식으로 이 솔루션을 쓰고 있다.

또 유럽 5개국이 참가하는 다국적 폐암 검진 프로젝트(iDNA)와 독일 정부의 폐암 검진 프로젝트(HANSE)에 공급되는 등 해외에서도 코어라인소프트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이들 솔루션이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폐암 검진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는 것은 독보적 기능과 높은 신뢰도 덕분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의료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단의 정확성,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AI 진단 솔루션 도입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렇게 유관 질환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제품은 드물다고 한다.

코어라인소프트의 AI 흉부진단 솔루션 'AVIEW LCS PLUS' 화면

코어라인소프트의 AI 흉부진단 솔루션 'AVIEW LCS PLUS' 화면

◇ '비장의 무기' 클라우드 이용 의료영상 서비스

코어라인소프트는 AVIEW LCS PLUS 말고도 CT나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영상으로 뼈, 장기, 혈관 등 인체 각 부위를 자동으로 구분해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솔루션, AI 기계학습법인 '딥 러닝' 기술로 인체 주요 장기 영상을 자동분할하는 솔루션 등 다른 의료영상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솔루션은 의사가 환자의 질병 상태를 설명할 때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 시각적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특정 부위만 겨냥하는 방사선 치료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고 한다.

코어라인소프트가 보유한 또 다른 비장의 무기는 클라우드를 이용한 '신 클라이언트 서비스'(Thin Client Service·TCS)다.

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병원에서 환자의 데이터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복잡한 계산은 서버에서 하고 클라이언트(의료진)는 다양한 단말기로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 보수, 보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한다.

또 웹 브라우저에서 동작이 어려운 3차원 의료영상이 TCS에서는 원활하게 구동돼 검진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폐암검진 시범사업과 국가폐암검진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김 대표는 TCS가 검진기관 간 판독 편차를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검진 정보를 어디서나 볼 수 있게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검증도 대규모로 이뤄져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 북로에 있는 코어라인소프트 입주 건물

서울 마포구 월드컵 북로에 있는 코어라인소프트 입주 건물

◇ 해외에서 더 알아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코어라인소프트의 의료영상 솔루션은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영국과 유럽연합(EU) 5개국이 참가하는 다국적 폐암 검진 사업인 '포-인 더 렁 런'(4-In the Lung Run), 하노버대학 주도로 독일 북부의 3개 병원이 진행하는 폐암 검진 프로젝트인 '한세'(HANSE),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밀라노 소재 국립암센터 등 18개 대표 병원이 참여하는 폐암검진 프로젝트(ILSP)에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위원회(EC)의 연구개발(R&D) 재정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2020'에 포함돼 작년 시작된 '포-인 더 렁 런'은 가장 효율적이고 신뢰도 높은 방법으로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 초기 단계의 결절을 검사하는 것이다.

4년간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 6개국의 9개 의료기관 주도로 폐암 고위험 환자 2만6천 명을 검진하게 된다.

한세 프로젝트의 검진 대상은 2년간 5천 명이다.

이 밖에 코어라인소프트의 AI 의료영상 솔루션은 대만국립대병원, 일본 홋카이도대병원, 벨기에 루벤병원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포-인 더 렁 런'과 '한세' 프로젝트는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폐암 검진 사업이어서 진단 솔루션의 분석과 평판, 병원 방문 시연, 설치·운영, 프로젝트 진행 능력 등 다방면에 걸쳐 장기간 평가가 이뤄졌다며 세계적인 의료영상 솔루션 기업을 제치고 코어라인소프트가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거대 의료 SW 업체들이 많은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그는 올해 현지법인 설립을 마친 미국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13~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영상의학회(ECR 2022)에 참가한 코어라인소프트의 부스 전경

지난 13~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영상의학회(ECR 2022)에 참가한 코어라인소프트의 부스 전경

◇ 목표는 '전신 질환 진단 솔루션' 개발

지금까지 폐 영상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워온 코어라인소프트는 흉부→복부→전신으로 확장해 AI 의료영상 진단 솔루션 분야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한 차례의 CT 촬영으로 온몸에 있는 질환을 잡아내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AI가 뇌 CT 영상에서 뇌출혈을 자동 검출하고, 출혈이 발견된 대상을 먼저 판독하도록 우선순위를 제언하는 방식으로 진단을 보조하는 솔루션을 최근 내놓았다.

지금까지 누적 기준으로 27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코어라인소프트는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의 2.5배 수준인 50억원대로 잡고 있다.

IPO(기업공개) 전 단계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대로 내년 봄을 목표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자사 SW를 써 본 해외 주요 병원·의료 관계자들이 웬만한 글로벌 기업 제품보다 낫다고 하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며 그간 축적한 기술력과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의료영상 솔루션 영역에서 새 지도를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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