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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고 싶은 나라'지만…실제 일본 여행수요는 시들, 왜?

송고시간2022-07-2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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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경통제 풀었지만 단체여행만 가능하고 비자 받아야 해

아베 암살로 혐한 정서 우려도…"정상화되려면 시간 더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서울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최모(33·여) 씨는 올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가 접었다.

행인 오가는 일본 도쿄 관광명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행인 오가는 일본 도쿄 관광명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까지는 거의 매년 일본 여행을 했을 정도로 즐겼지만 최근 2년간은 발이 묶였다가 올해부터 다시 일본 여행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대에 부풀었던 터였다.

최 씨는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오가기 편리하고 치안이 잘 돼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식도락도 즐길 수 있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며 "다시 일본 여행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했지만 막상 여행사에 알아보니 단체여행만 가능하고 비자를 받는 데만도 2∼3주가 걸린다고 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 대신 무비자 입국과 자유여행이 가능한 동남아 쪽으로 해외여행을 가기로 여름휴가 계획을 바꿨다.

◇ 김포-하네다 노선도 재개됐지만…까다로운 조건에 日여행 수요 시들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정부의 입국 통제 완화 소식과 함께 급증했던 일본 여행상품 예약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줄줄이 취소됐다.

7월 20일부터 8월 14일까지 모두투어가 판매 중인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의 경우 예약분의 40%가량이 취소됐다. 6월 둘째 주 기준으로 신규 예약 증가율이 직전 주보다 250%까지 증가했던 상품이다.

많은 여행객의 기대와 달리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등을 우려해 통제가 가능한 단체관광만 허용한 데다 절차에 2∼3주 정도가 걸리는 비자까지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탓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일본 교토 시가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광객으로 붐비는 일본 교토 시가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입국 후에는 미리 계획한 동선대로만 다녀야 하고, 인솔자 없이는 자유롭게 쇼핑도 할 수 없다.

유럽 주요국이나 동남아 등과 달리 여행 전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점도 일본 여행을 꺼리는 이유다.

일본 입국 시 출발 72시간 이내 신속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한국 입국 시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 혹은 48시간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국경 개방 국가 중에서도 엄격한 입국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문의가 예약으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이 가능해져야 일본 여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깝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일본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여행의 문이 다시 열리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싶은 여행지로 꼽혔다.

최근 결제기업 비자(Visa)가 20세 이상 59세 미만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안에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응답한 사람들 가운데 20.5%가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일본을 택했다.

베트남(9.7%), 태국(8.2%), 미국(6.5%), 싱가포르(5.2%)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여행지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중복 응답 가능)은 여행 경비(41%)와 항공·숙박료(40%)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로 가계가 재정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올해 들어 급격한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26일 현재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대까지 떨어져 비용 측면에서도 한층 매력적인 상황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올해 들어서는 역대급 엔저 현상까지 겹쳐 매력적인 여행지인 것은 확실하지만 입국 조건이 까다로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관광이 활성화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아베 총격 피살도 변수…풀릴 듯 풀리지 않는 한일관계로 민간교류 한계

이달 초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피살 사건도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아베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 동기로 아베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관계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에서 "아베를 습격하면 통일교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산케이는 야마가미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고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야마가미 어머니는 통일교 신도가 된 뒤 남편 사망으로 나온 보험금 5천만엔 등 총 1억엔(약 9억5천만원) 넘게 헌금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아베 암살 사건 이후 일본에서는 통일교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25일 "통일교 교단 수익의 70%가 일본에서 나온다"며 고 문선명 총재가 만든 통일교와 일본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소셜 미디어 등에서도 아베 암살 사건의 배경에 통일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혐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아베 암살범 야마가미 데쓰야 용의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암살범 야마가미 데쓰야 용의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관련, 주 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지난 8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신변안전 주의'라는 제목의 공지를 게재하기도 했다.

영사관은 "우리 국민 대상 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주의 환기를 위한 안전 공지를 게재한다"며 "위험지역에는 접근하지 마시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거나 위험한 상황 발생 시 즉시 공관 긴급전화 및 경찰(110)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한일관계 개선도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8∼20일 일본을 방문해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4년 만에 일본 총리를 예방했지만 양국간 현안에 대한 뚜렷한 진전이나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한일관계를 파탄으로 내몰았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와 한일 위안부 합의 무력화 등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한일 양국의 국민성이나 정부 정책이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국가 대 국가 간 갈등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는 민간 교류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3월 운항이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노선이 25일부터 매일 운항하는 등 민간 차원의 교류가 점차 회복되고는 있지만 국민이 체감할 만큼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이 빠르게 확대되지 않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 전문지 겐다이비즈니스(現代ビジネス)는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맞은 한국에서 일본 여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급증했지만 실제 7∼8월 예약 현황을 보면 태국, 베트남, 괌 등이 상위권"이라며 "일본의 국경 통제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여러가지 제약이 많아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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