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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유행에도 '자율방역'만…전문가도 "팔짱 끼고 볼 일 아니다"

송고시간2022-07-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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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재유행 전망해놓고…10만명 턱밑서도 '자율' 강조

수차례 방역 우려 '흠뻑쇼'서 줄지은 확진사례…뒤늦게 "확인 중"

백경란 질병청장, 코로나19 정례브리핑 발언
백경란 질병청장, 코로나19 정례브리핑 발언

(청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후유증 추적 결과를 발표하고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재유행 대비 국민 협조를 권고했다. 2022.7.26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서혜림 기자 =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하루 확진자가 약 3개월 만에 다시 10만명에 근접한 가운데 방역당국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면적인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의 회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국이 국민의 자율성에만 맡기는 방역 정책만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규모 감염 우려가 큰 축제·콘서트장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숨은 감염자를 막는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6일 브리핑에서도 거듭 국민의 자율적인 방역을 강조했다.

백 청장은 "중요한 것은 일상회복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재유행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참여로 유행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질병청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코로나19 하반기 재유행 극복을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대규모 행사 참석·밀폐 시설 방문 자제, 개인 방역수칙 준수, 재택근무·비대면 회의 적극 활용 등 기존에 나온 '자발적' 방역수칙을 되풀이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치명률이 낮아진 대신 전파력이 강해지면서 기존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로는 유행을 막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학방역'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가 원론적 이야기만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방역 당국은 4차 접종 확대 등 일부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전파 속도나 유행 규모에 영향을 줄 만한 조치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을 통한) 면역도는 단기간에 높이기 어렵다"며 "지금으로서는 전파 속도에 변화를 줄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5월께부터 확진자가 확연히 감소하면서 행사, 축제가 이어지는 상황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가수 싸이의 '흠뻑쇼', 워터밤, 풀파티 등 물을 뿌리는 형태의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에 젖은 마스크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진작부터 나왔지만, 질병청은 "젖은 마스크를 교체하는 조치를 권장한다"거나 "가급적 물을 뿌리지 말라"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흠뻑쇼에 다녀와서 확진됐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질병청은 뒤늦게 지자체를 통해 관련 사례를 확인 중이다.

정부는 여름 휴가철이 이미 한창인 27일에서야 '자율적인 거리두기 실천방안'을 발표하지만, 구체적인 방역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국민의 자율에 호소하는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유행에 위중증 환자 수도 증가
코로나19 재유행에 위중증 환자 수도 증가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1주일 전(81명)의 1.77배인 144명을 기록한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입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2.7.25 nowwego@yna.co.kr

하지만 이렇게 자율성에 호소하는 방역 정책에서는 재유행의 속도를 늦추거나 규모를 줄일 방안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역 당국 스스로 이르면 여름철에 재유행이 올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전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다고 못 박았고, 이는 경각심을 느슨하게 만들어 오히려 '자율적 방역'을 이행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확진자의 격리 의무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없다시피 한 데다 격리에 따른 지원금 지급도 축소되면서 확진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지적도 많다.

임시선별검사소 추가 설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 등 방역 조치가 한 박자 늦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높다.

과거처럼 일률적인 인원, 시간 제한을 하지 않더라도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활하거나 대규모 행사 등을 자제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는데, 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있었고 그동안 미뤄온 만남이 활발해지고 휴가철까지 겹치자 정부가 규제를 못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는 입원자에 대한 관리에 긴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감염관리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얼마까지 증가하나 하고 그렇게 가만히 팔짱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유행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 거리두기 같은 조치를 아예 하지 않는 게 좋을지, 일부라도 수행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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