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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티칸도서관장 멘도사 추기경 "디지털화 지원 한국에 감사"

송고시간2022-08-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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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진행…조선·상평통보 디지털화 완료

바티칸 도서관장 호세 톨렌티노 칼라사 데 멘도사 추기경
바티칸 도서관장 호세 톨렌티노 칼라사 데 멘도사 추기경

[바티칸 도서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서적 160만 권, 필사본 18만 권, 30만 점의 화폐와 메달.

세계 최고·최대 도서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바티칸 사도 도서관'의 소장 규모다.

교황 식스토 4세(1414∼1484) 재임 때인 1475년 설립돼 600년 가까이 세계 지적 문화유산의 보고로 그 자리를 지켜왔다.

바티칸시국 내의 건물도 화려한 르네상스풍 장식에 역대 교황, 주요 철학·신학자 조각상, 가톨릭·도서관의 역사를 묘사한 아름다운 벽화를 담아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도서관장인 포르투갈 출신의 호세 톨렌티노 칼라사 데 멘도사 추기경(57)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성역인 동시에 미래를 방문하게 하는 장소"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도서관이 지닌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역대 교황들이 현재를 번영시키고 미래를 준비하고자 도서관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새로운 길을 보고자 한 것이죠."

도서관에 소장된 사료 대부분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한 선교사가 수집했다. 이 가운데는 다수의 한국 관련 사료도 포함됐다.

멘도사 추기경은 "세계 여러 나라로 파견된 선교사가 주재 지역의 역사와 관습, 실상을 교황청에 전했고 교황은 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선교지역을 간접적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소장품은 조선 시대 천주교 신자 명단이 적힌 한지 두루마리다.

남성 561명, 여성 781명의 신자 이름이 빼곡히 적혔다.

제7대 조선대목구장을 지낸 마리장귀스타브 블랑 주교(1844∼1890)의 한국명인 '백요한'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바티칸 도서관 내부 모습
바티칸 도서관 내부 모습

[촬영 박수현]

대목구는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되기 전 단계의 교황청 직할 지역이다. 17세기 이후 새로운 포교지로 떠오른 아시아, 그중에서도 미래 정식 교구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주로 적용됐다. 조선대목구가 현재 한국 천주교의 뿌리인 셈이다.

도서관에는 이밖에 조선 시대 화폐인 조선통보·상평통보 등도 소장품 목록에 있다.

도서관 측은 시대 흐름에 발맞춰 소장 자료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정보화 강국인 한국이 이 작업에 빠질 수 없는 일이다.

바티칸 도서관은 한국천주교회와 한국 정부의 지원 아래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서관에 소장된 한국 관련 사료를 디지털화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조선통보·상평통보 등 일부 사료는 이미 디지털화가 완성돼 도서관 공식 웹사이트에서 그 모양새를 확인할 수 있다.

멘도사 추기경은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공헌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실질적 작업이 함께 이뤄졌기에 조선 시대 화폐의 디지털화 작업이 가능했다"며 사의를 표했다.

바티칸 도서관은 시대별로 다양한 성경 기록을 소장한 '성경의 보고'이기도 하다. 성경 기록만으로 하나의 전시실을 꾸릴 수 있을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으로 알려진 '바티칸 사본' 역시 이곳에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11월 도서관을 방문해 '하느님의 말씀과 인류의 역사를 위한 하나의 성지(聖地)'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멘도사 추기경 역시 바티칸 도서관은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근본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그 의미를 짚었다. 여기에 인본주의와 과학·문화·예술적 창조와 관련한 비교할 수 없는 증언과 증거들은 바티칸 도서관에 독보적인 위상을 부여했다.

성서신학의 권위자이면서도 시집을 출간하는 등 남다른 문학적 감수성을 지닌 멘도사 추기경은 이번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바티칸 도서관을 소개하게 돼 무척 기대된다면서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 한 구절을 읊었다.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멘도사 추기경은

1965년 포르투갈 마데이라 태생으로, 1989년 리스본의 가톨릭 포르투갈대에서 신학 학위를 받고서 1990년 푼샬교구의 사제로 서품됐다. 신학·주석학에 대한 많은 책과 논문을 집필하는 등 관련 분야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2011년 교황청 문화평의회 고문을 맡은 데 이어 2018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바티칸 비밀문서고와 바티칸 도서관의 기록보관담당 및 사서 총책임자로 임명됐다.

cel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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