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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전국 첫 아동·청소년 전문 양형조사관 박초희 씨

송고시간2022-08-11 10:52

놀이치료사·청소년 상담사 등 두루 실무 경험…수원지법 근무

법원행정처, 올해 외부전문가 2명 양형 조사관으로 첫 선발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법원 양형 조사관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안팎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박초희 전문조사관
사무실에서 일하는 박초희 전문조사관

[류수현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3월 수원지법 전문조사관(6급 전문임기제 공무원·양형 조사관)으로 선발된 박초희(34) 씨는 11일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양형 조사관들이 피고인 등을 면담해 만든 양형 조사는 재판부가 형벌 수위를 심리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그동안 법원의 양형 조사는 법원 공무원들이 4년씩 순환하며 맡아왔다.

법원행정처는 양형 조사 전문화 및 내실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 2명을 선발해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에 각각 배치했다.

전문조사관의 임기는 1년이지만 최대 5년 동안 연장 근무할 수 있다.

박 조사관은 명지대 아동학과 겸임교수, 놀이치료사, 인지행동 치료사, 임상심리사, 청소년 상담사 등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췄다.

그는 전국 법원에서 근무하는 양형 조사관 중 유일한 아동·청소년 전문가로 전해진다.

박 조사관이 근무를 시작한 3월부터 7월까지 배당받은 양형 조사 건은 벌써 45건에 이른다.

그는 일반 형사 사건의 양형 조사도 맡고 있지만, 대부분은 아동·청소년 대상 사건으로 조사 대상자의 심리적 특성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해야 하는 것들이다.

박 조사관은 "양형 조사를 하려면 전화 조사는 물론 가정 방문, 대면 조사도 필요하다"며 "피고인 한 사람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 주변인, 생활 환경도 조사 범주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수원지법 박초희 전문조사관
수원지법 박초희 전문조사관

[박초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로 선발된 전문조사관에 대한 재판부의 관심도 높다.

아동학대 사건 형사항소 재판부인 수원고법 형사1부는 올해 3월 공판 중에 박 조사관을 언급하며 "전문가에게 이 사건 심층 양형 조사를 맡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두 살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양부·양모에 대한 2심 선고를 앞둔 상태였다.

1심에서 아동학대살해죄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남편과 달리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내는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초등생 자녀 4명을 양육하는 점 때문에 일시적으로 법정 구속을 면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2심에서 양모가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될 경우를 고려해 피고인 부부 자녀들의 생활 환경 등을 면밀히 알아볼 계획이었다.

박 조사관은 "양형 조사를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한쪽으로 의견이 치우치지 않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엄마와 친자녀들의 관계, 양육 환경 등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 긍정적인 측면 모두 다 서술해야 한다. 판단은 판사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재판부는 고심 끝에 양모의 형량을 징역 6년에서 징역 2년 6월로 감형했으나 그를 법정 구속했다.

박 조사관은 양형 조사뿐만 아니라 본인의 심리학 지식을 활용해 조사 방법 및 조사 보고서 작성법 등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또 법원 조사관들을 상대로 자신의 조사 방법과 심리검사 도구를 공유하는 등 교육도 진행한다.

박 조사관은 "전문조사관 채용 제도가 시행된 것은 그만큼 양형 조사가 법원에서 중요한 영역을 맡고 있다는 의미"라며 "양형 조사가 앞으로 더욱 전문성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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