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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외국인 선수 수 늘려야 하나…축구계 인사들 '갑론을박'

송고시간2022-08-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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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5+1' 확대에 공청회…"국내 선수 출전 줄고 구단 재정 부담"

"경쟁력 갖추고 '육성형' 외국인 통해 이적료 수익 낼 수도"

K리그
K리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를 주제로 개최한 공청회에서 축구계 인사들이 K리그와 한국 축구 발전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구단 재정 부담, 국내 선수 출전 기회, 한국 축구 경쟁력과 K리그의 '리셀링 리그'화 가능성까지 각 분야에서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K리그의 외국인 제도는 현재 '3+1'(국적 무관 외국인 3명·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AFC가 다음 챔피언스리그(ACL)부터 외국인 선수 쿼터를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확대한다고 밝힘에 따라 K리그도 제도 변경 논의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이날 연맹은 "이에 대해 K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사전 조사를 해보니 5+1 쿼터에 대한 찬·반이 팽팽해 공청회를 열게 됐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선수 출신인 오범석 해설위원은 "(제도가 변경돼) 외국인 5명이 뛰면 골키퍼와 의무 출전하는 22세 이하(U-22) 선수를 빼면 필드플레이어 자리가 3개뿐"이라며 "국내 선수의 뛸 자리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은 "국내 선수 자리가 적어지는 건 맞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국내 선수가 외국에 진출할 기회가 는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맞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개최한 공청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개최한 공청회

[촬영=이의진]

신정민 전북 현대 책임매니저도 "팬들은 더 좋은 경기력을 원한다"며 "최근 ACL에서 K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동남아 팀도 선전하고 있다. AFC와 결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쿼터 확대를 주장했다.

외국인 선수 수가 구단 재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유성한 FC서울 단장은 "승강제 탓에 성적이 구단의 유일한 목표가 된 상황에서 5+1이 되면 대부분 구단이 수를 다 채우려 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국내 선수 평균 연봉이 2억원가량이면 외국인 선수는 6억원이 넘는다. 웬만한 간판급 외국인 선수는 연봉이 100만달러(약 13억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J리그도 초창기 투자가 대단했다. 그런데도 많은 구단이 도산했고, 중국 리그도 지금 그런 길을 가고 있다"며 "내실 없는 팽창은 공멸로 가는 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도 "외국인 선수 확대가 구단 재정과 팀 간 전력 균형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절충안 없이 바로 5+1 쿼터로 가는 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외국인 선수 수 확대하려면 K리그가 '리셀링' 리그로 변화할 준비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선수 육성 제도 도입을 주장한 류청 히든K 편집장
선수 육성 제도 도입을 주장한 류청 히든K 편집장

[촬영=이의진]

외국인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서 빅리그에 높은 이적료를 받고 보내는 새로운 수익 구조를 갖췄다면 쿼터 확대가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는 '양면적'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신 매니저도 "(쿼터가 확대되면) 우리는 어린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고 싶다"며 "K4리그(4부리그)에서 B팀을 운영하고 있으니 거기서 성장시키면 선수 이적을 통해 수익을 낼 창구가 나올 수 있다"고 지지를 보냈다.

그는 "완성된 브라질 공격수를 엄청난 돈을 주고 데려왔다가 실패하면 보내는 방식보다도 이런 '육성 및 리세일'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 단장은 "중국 시장이 살아있을 때는 한국에서 활약해서 중국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외국 선수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K리그 구단이 선수를 보내고 이적료를 벌 곳이 중동이나 일본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브라질이나 유럽에서 어린 선수들을 데려오기에는 K리그의 스카우트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지 않다"며 "유럽에는 스카우트가 20명가량 되지만 우리는 3명 정도다. 영상으로만 봐야 해 외국인 선수는 사실상 '로또'"라고 말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온 김학범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이는 외국인 선수 수를 제한할 게 아니라 스카우트 부문에 구단이 더 투자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맞섰다.

김 전 감독은 "스카우트 시스템에 투자해 '외국인 선수 실패' 위험을 낮추면 된다"면서 "FC서울도 팔로세비치를 국내 선수들과 경쟁시키지 않나. 국내 선수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경쟁을 통해 발전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
발언하는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

[촬영=이의진]

류청 히든K 편집장은 외국인 선수 확대가 국내 선수 육성 제도와 함께 맞물려 따질 문제라고 강조했다.

류 편집장은 "육성 없는 영입은 의미가 없다. 외국인 선수 숫자만 바꾸는 건 무의미하다"며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에 원론적으로 찬성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내실 있는 리그가 되는 게 먼저다. 국내 선수 육성 제도부터 완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하 연맹 기술위원장은 "정답이 없는 문제다. 어떻게 변화를 주는 게 가장 적합한지 충분히 여러 의견을 취합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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