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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끼니 걱정…가난한 나라서 더 큰 생계난 언제까지

송고시간2022-08-2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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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물가 고공행진에 각국 '시름'…저소득국 고통 가중

달러화 초강세에 수입국 부담↑…가스값 급등 농업 악재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아프리카 우간다의 북동부 카라모자 지역에 사는 나탈리나(10)는 매일 두 살배기와 네 살배기 동생을 데리고 학교에 간다.

나탈리나는 "동생들과 학교 급식을 나눠 먹는다"고 말한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받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상 급식 이외에는 먹을 것이 제대로 없기 때문이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카라모자 지역은 지난해 홍수와 산사태에 이어 올해는 40여 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식량 가격 급등으로 주민들의 생계난이 악화하고 있다.

우간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식품 물가 상승률은 최근 10%대로, 주민들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더 높고 식량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최근 주요 5개국(G5) 가운데 하나인 '부자나라' 영국에서 장바구니 물가 급등에 성인 6명 중 1명은 정기적으로 끼니를 거른다는 현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지만 가난한 나라일수록 고물가와 식량난은 생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로 세계 식량난을 덜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당장 체감하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의 수출 정상화에는 아직 갈 길이 멀고, 국제 식량 가격 하락이 각국 수입 가격과 밥상 물가에 반영되는데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가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가 세계 농업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학교 급식
학교 급식

우간다 북동부 카라모자 지역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 급식을 받는 모습[출처: 세이브더칠드런]

◇ 각국 식품 물가 고공행진…악화하는 세계 생계난

세계은행은 최근 식량 안보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의 국내 식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4~7월 가운데 통계 확보가 가능한 최근 달을 기준으로 저소득국의 92.9%, 중저소득국의 92.7%, 중고소득국의 89%에서 식품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었다. 고소득국의 경우 83.3%가 이 같은 물가를 기록했다.

고소득국으로 분류된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6.4%(6월)였다.

많은 국가에서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레바논(6월, 332%), 짐바브웨(7월, 309%), 베네수엘라(5월, 155%)는 세자릿수에 달했다.

영국 자선단체 톰슨로이터재단에 따르면 레바논은 2019년 시작된 금융위기로 국민의 약 80%가 빈곤에 빠진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자국 통화가치 급락으로 물가가 폭등해 생계난이 커졌다.

그래픽 디자이너 모나 암샤(35)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거의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레바논의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빵이 바닥나는 일이 있었다. 레바논은 밀의 약 60%를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입이 막혔기 때문이다.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영국 시위대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영국 시위대

(런던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정점이 11%를 웃돌 수 있다며 종전의 10%에서 상향조정했다. 2022.6.20 jsmoon@yna.co.kr

◇ 달러화 초강세·천연가스값 급등…먹거리 걱정 지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합의로 이달 초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됐지만 낙관은 이르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최악을 지났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3일 전했다.

최근 세계 식량가격 지수와 유가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이 전쟁의 향배가 불투명하고 미국과 유럽, 동아프리카, 중국 등의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분이 지역 시장에 반영되는데 10~12개월 걸릴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과 전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를 고려할 때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국제 시세 하락이 수입 비용 증가로 상쇄된다.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곡물 가격이 우리나라의 수입 물가에 반영되는데 3~6개월 소요되고 이어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4개월 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한 데 이어 23일에는 1,345.5원에 마감하는 등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수입 물가 상승 요인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 강세도 식량 산업의 위협 요인이다.

천연가스는 화학비료를 만들 때 쓰는 암모니아의 주원료다. 천연가스 가격이 비료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은행의 7월 비료가격 지수는 올해 초보다 약 15% 오르고, 2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식량과 비료 수입국의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맞물린 수입 비용 증가로 식품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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