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송고시간2022-09-01 15:39
가장 사적인 마음의 탐색·위로의 책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 문보영·장수양 지음.
시인 문보영과 장수양이 시와 삶에 관해 나눈 대화와 우정의 기록이다. 처음에 장수양이 2주간 통화로 스터디를 함께할 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고, 문보영이 댓글을 달아 둘만의 유선 스터디가 성사됐다. 두 사람의 대화는 약 2년간 이어졌고, 이들은 정해진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주제로 소통했다.
이들의 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시'가 있다. 누구보다 시에 대한 긴 기다림과 함께 슬럼프를 겪던 이들은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두 시인은 서로의 시를 분석해주고 함께 시를 쓰기도 하면서 시의 형식, 변화와 연속성에 대해 고민했다.
책에서는 '함께 읽기'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들은 미국 소설가 어슐러 르 귄의 소설집 '세상의 생일'에 담긴 단편 '고독'을 읽으며 생물학적 고독 또는 좋은 고독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 세계적인 인기 캐릭터 '무민'을 만든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의 장편 '정직한 사기꾼'을 읽고 느낀 감정을 공유한다.
마음산책. 160쪽. 1만3천원.
▲ 가장 사적인 마음의 탐색 = 김인구·나윤석·박동미·안진용·최현미 지음.
일간지 문화부 기자 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서로가 느끼는 고립감과 스트레스를 털어놓으면서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돌보면 좋을지 고민 끝에 내놓은 책이다. '우리는 왜 아플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가장 사적인 영역인 '내 마음'의 문제를 탐색한다.
저자들은 개인들이 구체적으로 겪는 문제이면서도 한국 사회의 모순이 녹아 있는 감정을 우울, 분노, 나르시시즘, 콤플렉스, 집착, 번아웃, 행복, 사랑 등 8개로 추렸다. 이 주제들을 학문적으로 깊이 파헤치는 전문가, 가장 치열하게 삶에서 경험한 당사자를 찾아 인터뷰한 뒤 각종 문헌 등을 참고하면서 내용을 정리했다.
이들이 만난 사람은 뇌과학자 정재승,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김건종·윤홍균, 소설가 정유정,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가수 핫펠트, 방송인 홍석천 등 8명이다. 저자들은 이들 전문가의 견해를 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삶과 고민이 섞인 이야기로 새롭게 구성했다.
바다출판사. 288쪽. 1만6천500원.
▲ 위로의 책 = 매트 헤이그 지음. 정지현 옮김.
판타지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영국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인 매트 헤이그의 에세이다. 40대가 된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심리적 시련을 겪을 때마다 힘이 된 말들, 자신과 같은 상황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매트 헤이그는 '마음 건강 전문가', '마음 치료사'로 통한다. 20대 초반에 자살을 시도하다 자신이 우울증과 불안 장애임을 깨닫고는 주변의 도움으로 우울감을 떨치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 과정에서 독서와 글쓰기가 주효했고, 전업 작가가 됐다고 한다.
책에는 니체, 헬렌 켈러, 찰스 디킨스 등 여러 사상가와 시인, 소설가, 철학자들의 인상적인 말과 문장, 명상하면서 깨달은 것들, 즐겨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즐겨 먹는 요리 등에 관해 길고 짧은 글 149편이 담겼다. 핵심 메시지는 '우리는 모두 태어난 것 자체로 가치 있으며, 나 자신을 이유 없이 사랑하자'는 것이다.
비즈니스북스. 280쪽. 1만6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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