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폐교 정문 막고 선 부산 감천문화마을 주민들…"편의시설 필요"
송고시간2022-09-01 15:33
리모델링 감정초교 건물 활용 방안 두고 주민·부산교육청 갈등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오는 감천문화마을에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부산 사하구 감천2동 주민 등으로 구성된 감정초등학교 폐교 활용 추진위원회는 1일 오전 부산교육청이 추진하는 감정초등학교 리모델링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이 학교 정문 앞을 봉쇄하며 이렇게 말했다.
부산교육청과 주민들은 2019년 감천문화마을 인근에 있는 감정초등학교가 폐교됨에 따라 활용 방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왔으나 그동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부산교육청은 폐교를 부산교육역사체험관으로 바꾸고, 주민들이 일부 시설을 활용해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 학교 부지와 건물은 모두 부산교육청 소관이다.
반면 주민들은 학교 건물의 40%가량을 교육청으로부터 무상임대 받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3년 동안 8차례에 걸쳐 대화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교육청이 1일부터 건물 리모델링을 위한 공사에 착수하려 하자 주민들이 이를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의 학교 정문 봉쇄로 부산교육청은 당초 이날 예정된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주민들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면 안 된다"며 "감천문화마을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는 만큼 교육청에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부산교육청은 학생들을 위한 시설인 만큼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민들이 부산교육청의 관리 아래 교육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의사를 보인다면 이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할 의사가 있다면, 교육청은 취지에 맞게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것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교육청 소유 건물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교육 이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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