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최악은 피했지만"…알고도 또 당한 해운대 마린시티
송고시간2022-09-06 15:06
2016년 차바 때보다 피해 적지만 해안가 상가 10여곳 초토화
파도가 가져온 돌 덩어리 상가 안쪽까지…상인들 "대책 절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할 당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거대한 파도가 차량을 덮치고 있다. 2022.9.6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사흘 전부터 태풍을 막으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봤는데…"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부산 해안가를 휩쓸고 간 6일 해운대 마린시티.
이곳에서 두달 전 개업을 한 상인 김승용씨는 "태풍 사흘 전부터 문을 닫고 태풍을 막을 준비를 했지만 막지 못했다"며 가게로 들어온 거대한 돌덩어리를 가리켰다.
가게 안에는 큰 돌과 도로 바닥에 고정돼 있던 연석 등이 파도에 휩쓸려와 들어와 유리와 벽면을 모두 부숴놓았다.
태풍 힌남노가 부산을 지나며 마린시티 상가 10여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해안가와 가장 가까운 상가 4~5곳 정도는 폭격을 맞은 듯 처참히 부서졌다.
다행인 점은 2016년 태풍 차바 때 보다 월파 위력이 약해 전체적인 피해 규모는 적었다.
태풍 힌남노로 피해가 큰 해운대구 청사포와 미포,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서구 송도 등 부산의 다른 해안가 상업시설과 비교해서도 마린시티 쪽 피해는 크지 않았다.
마린시티의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는 이곳이 태풍 때마다 파도가 넘치는 상습피해지역이기 때문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어느 정도 대비가 됐던 때문이다.
2016년 태풍 차바 때 마린시티 전체가 초토화된 이후 테트라포드 등 파도를 막을 시설을 보강한 점도 효과를 봤다.
특히 태풍 차바 이후 보도블록 대신 포장도로를 깔아 보행로 파손이 적었다.
파손된 보도블럭은 파도가 몰아칠 때 흉기로 돌변해 건물 유리창 등을 부순다.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연석 등은 파도에 휩쓸려 상가 유리창을 파손해 추가 보강이 필요하다.
상인들은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마린시티는 2016년 12월 자연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됐다.
당초 부산시는 마린시티 앞바다에 길이 650m짜리 방파제를 짓고 호안을 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행안부는 경제성 등의 이유로 방파제 대신 가동식 차수벽 설치를 제안했지만, 이 또한 당초 계획됐던 사업비를 초과해 무산됐다.
결국 해안에서 150m 떨어진 해상에 이안제(육지에서 분리된 방파제) 형태의 방재시설을 건립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마린시티 상인 A씨는 "주민들이 경관을 이유로 반대해 방파제 건립이 무산됐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지만, 하루빨리 방재시설이 건립돼 더는 태풍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파도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고 있다. 2022.9.6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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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고 쓰러지고…힌남노 할퀴고 간 부산·울산은 '상처투성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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