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덮친 홍수에 고대 모헨조다로 유적 훼손 우려
송고시간2022-09-07 13:15
"일부 벽 무너져"…'범람 위기' 최대 담수호 물빼기도 총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을 덮친 최악의 몬순 우기 홍수로 인해 현지의 고대 인더스 문명 모헨조다로 유적지까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헨조다로 유적지 큐레이터인 아흐산 아바시는 "홍수가 모헨조다로를 직접 타격한 것은 아니지만 몬순 폭우로 인해 거의 5천년 전에 세워진 몇 개의 큰 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헨조다로의 랜드마크인 사리탑(부디스트 스투파)은 온전한 상태라며 하지만 외벽 등은 폭우에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아바시는 고고학자의 감독 아래 수십 명의 인부가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복구 예상 비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모헨조다로는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인더스강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신드주는 이번 홍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 중 하나다.
세계 최고(最古)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모헨조다로는 인더스문명에 의해 세워졌다. 격자형 도로망, 욕실을 갖춘 주택, 목욕장, 배수 시설 등이 잘 갖춰졌으며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유적지 중 하나로 여겨진다.
모헨조다로는 1922년 발견됐으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해마다 남아시아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데 올해 파키스탄의 상황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길 정도로 국가적 재앙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난 석 달 우기 동안 누적된 사망자 수는 1천343명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이번 홍수로 약 3천300만명이 수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폭우는 지난 며칠간 잦아들었지만 이미 내린 비와 빙하가 녹은 물 등이 더해지면서 곳곳은 여전히 침수된 상태다.
특히 당국은 신드주에 있는 최대 담수호 만차르호의 범람을 막기 위해 며칠째 '필사의 물빼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대로 물이 차올라 만차르호가 범람할 경우 인근 세흐완시 등에 사는 주민 50만명 이상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은 만차르호의 제방에 구멍을 내 다른 지역으로 물을 빼고 있다.
새롭게 물길이 난 지역 주민 10만명 이상은 이미 대피한 상태다.
하지만 만차르호의 수위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제방 중 일부는 붕괴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다급해진 당국은 제방에 추가로 구멍을 냈고 기존 구멍은 더 넓히는 등 배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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