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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경관 지키려 마린시티에 차수벽 설치 안했다?

송고시간2022-09-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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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과 비교하며 "방제시설 설치 미뤄 피해 컸다" 비난

'바다 뷰' 욕심보다는 사업비·효율성 따지다 설치 늦어져

부산시 '이안제'로 추진 결정…조만간 행안부에 심의신청

파도에 속수무책
파도에 속수무책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할 당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거대한 파도가 덮치고 있다. 2022.9.6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을 계기로 태풍만 오면 방파제를 넘은 파도(월파) 피해를 되풀이하는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힌남노가 지나간 하루 뒤인 8일에도 온라인상에는 마산항이 2m 높이의 기립식 차수벽을 세워 태풍 피해를 막은 것과 비교하며 마린시티 주민과 상가들이 경관을 지키려는 욕심에 방재시설 건립에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확산하고 있다.

한 방재 전문가가 태풍 당시 모 방송에서 "전문가들이 마린시티에 차수벽 설치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인터뷰했고, 일부 인터넷 기사는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바다 뷰 때문에 방재시설을 주저하다 마린시티가 폭풍해일에 당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린시티에 기립식 차수벽을 세워 파도를 막는 계획은 2020년 추진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지만 무산 이유가 경관 보호와는 무관하다.

기립식 차수벽은 폭풍해일 가능성이 있을 때만 세우기 때문에 평소에는 경관을 해칠 우려가 없다.

2020년 행안부가 제안한 마린시티 차수벽 형태.
2020년 행안부가 제안한 마린시티 차수벽 형태.

(서울=연합뉴스) 행정안전부가 태풍이 올 때마다 월파 피해를 보는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앞바다에 방파제 대신 가동식 차수벽 설치를 제안했다. 차수벽은 보통 때는 덱 형태로 바닥에 누워 있다가 월파가 예상되면 일으켜 세우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사진은 행안부가 제시한 가동식 차수벽. 2020.1.8 [부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과거 수영만 매립지였던 곳에 조성된 마린시티는 2천년대 중반부터 고층 건물이 즐비한 주거단지로 변신한 이후 크고 작은 태풍피해가 되풀이됐다.

2012년 높이 1.2m 방파벽이 새로 건설된 이후 2016년 태풍 차바 때 폭풍해일이 방파벽을 넘어 마린시티를 덮치는 마치 재난영화와 같은 장면이 알려지면서 같은 해 말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선정됐다.

이후 부산시는 마린시티 앞바다에 길이 650m짜리 방파제를 짓고 호안을 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시는 790억원(국비 50%, 시비 50%)을 들여 마린시티 앞바다에 길이 650m짜리 방파제를 짓고, 호안(길이 780m, 너비 7m)을 매립해 배수시설을 포함한 완충지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이 알려지자 '전국적으로 유명한 부촌에 막대한 세금을 들여 재해예방 시설을 지어줘야 하나'하는 비판이 일었다.

비판의 이유 중 하나는 마린시티에 2012년 방파벽을 만들 당시 높이를 3.4m로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1층 상가와 도로에서의 '바다 뷰'를 가린다는 이유로 일부 주민과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높이를 1.2m로 낮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새로 만들어진 1.2m 방파벽
2012년 새로 만들어진 1.2m 방파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행정안전부는 많은 국비가 투입되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등 이유로 방파제 건립에 반대하며 대신 기립식 차수벽 설치를 제안했다.

시도 행안부 제안에 따라 기립식 차수벽 설치를 위한 기본 설계를 심의하고 시뮬레이션까지 돌려봤지만, 이 또한 어렵다고 판단했다.

세계적으로 파도가 높게 치는 곳에 차수벽을 설치한 사례가 없고 예상 사업비도 당초 예상을 넘어 900억까지 불어나 방파제보다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차수벽이 마산항 같은 내항(항만의 안쪽 깊숙이 있는 항구)에 조수간만의 차에 대비해 설치하는 것은 적절하지만, 태풍 때 높은 파도를 막는 것에는 효과가 없다고 반대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마린시티는 ㎡당 27t의 파력이 있는데 마산항 같은 차수벽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돈을 많이 들여 설치한다고 해도 태풍이 한번 올 때마다 유지보수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시는 차수벽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접고 또 다른 방안을 찾으면서 결국 방재시설은 건립이 늦어졌다.

결국 마린시티 방재시설 건립은 현재 육지에서 150m 떨어진 해상에 이안제(해안선과 평행으로 설치하는 방파제 형식의 시설물)를 설치해 월파를 막는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이안제 건립은 수리모형 실험 결과 5m의 월파를 3m까지 낮춰주고 방파제보다 환경영향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주민설명회까지 마친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조만간 행안부에 심의를 받아 국비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안제 건립이 확정되면 완공까지는 최소 4년이 걸려 앞으로도 당분간은 마린시티의 월파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린시티 한 주민은 "실제 태풍 피해를 보는 것은 고층에 사는 주민들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상가들이다"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하루빨리 방재 시설이 건립되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당시 국회 안행위가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마린시티를 둘러보는 모습
2016년 당시 국회 안행위가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마린시티를 둘러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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