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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서거] '옛 식민지' 홍콩인들 "보스 레이디가 떠났다"

송고시간2022-09-09 17:57

중국 누리꾼들도 애도…"역사의 목격자·우아하고 다정한 노부인"

(AFP=연합뉴스)9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놓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화들. 2022.9.9.

(AFP=연합뉴스)9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놓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화들. 2022.9.9.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보스 레이디'(boss lady)가 떠났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에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많은 홍콩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왕의 애칭이었던 '보스 레이디'를 되뇌며 애도를 표하고,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는 여왕을 추모하는 조화가 쌓이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빈센트 람 씨는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는 늘 '보스 레이디'에 대해 말씀하셨고 나는 그녀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들어 그녀가 마치 가족처럼 느껴진다"며 "오늘 가족 중 한명이 죽은 것 같다"고 썼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페이스북 계정 '홍콩 추억'에 올라 온 "한 시대가 끝났다. 당신의 평생의 헌신에 감사한다"는 글에는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지 몇시간 만에 4천건에 가까운 '좋아요'가 달렸다.

여왕은 생전 1975년과 1986년 두 번 홍콩을 방문했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주권 반환식에는 그의 아들인 찰스 왕세자가 참석했다.

홍콩인들은 1997년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될 때와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등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대거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으로 망명한 홍콩 정치인 네이선 로는 트위터를 통해 "여왕은 홍콩인들의 가슴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며 "여왕은 수백만 홍콩인의 사랑을 받았다"고 썼다.

AFP는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에서는 친중 진영과 민주 진영 모두 영국의 통제에 대항하는 캠페인을 펼쳤지만 이후 중국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강화되자 민주 진영 지지자들은 영국 식민지 시대를 더 우호적으로 바라게 됐다"고 전했다.

2019년 반정부 시위 때는 영국 국기를 흔드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기도 했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영국이 홍콩국가보안법에 반발해 홍콩인들에 대한 이민 문호를 확대한 것에 반발했고, 영국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한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여왕의 서거에 대해서는 나란히 깊은 애도를 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여왕의 서거에 따라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에게 조전을 보냈고,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가적 애도의 시기에 영국 국민에게 깊은 조의를 보낸다"고 밝혔다.

추모 물결에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영사관에서 여왕의 조문객을 받겠다고 공지했다.

(AFP=연합뉴스) 9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놓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화들. 2022.9.9.

(AFP=연합뉴스) 9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놓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화들. 2022.9.9.

중국 누리꾼들도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이날 여왕의 서거 소식은 중국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곧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최고 관심사가 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신문은 "중국 누리꾼들은 여왕이 역사적인 격변의 순간들의 목격자이며 우아하고 다정한 노부인이었다고 일컬으면서 한 시대가 끝났다고 애통해한다"고 전했다.

여왕은 영국 군주로는 처음으로 1986년 중국을 방문해 덩샤오핑을 만났다.

이후 1999년 장쩌민, 2001년 후진타오, 2015년 시 주석을 만났다.

팡중잉 중국해양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이 사망한 지 일주일여 만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다. 두 사람은 모두 중국과의 관계에 기여한 것으로 중국인들에게 기억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하고 세계가 냉전 구도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하던 1986년 여왕의 중국 방문은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며 "여왕은 이후 30여년간 중국과 영국 관계의 부침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AFP=연합뉴스) 9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놓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화들. 2022.9.9.

(AFP=연합뉴스) 9일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놓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화들. 2022.9.9.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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