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검찰 조사 강압적으로 느꼈다"(종합)
송고시간2022-09-15 16:30
공범 조현수와 함께 도피조력자들 재판에 증인 출석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계곡 살인'으로 기소된 이은해(31)씨가 15일 자신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들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검거 후 검찰 조사가 강압적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날 인천지법 형사15단독 박영기 판사 심리로 열린 A(32)씨 등 도피조력자 2명의 5차 공판에서 공범 조현수(30)씨와 함께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증인석에 앉은 이씨는 검사가 "A씨는 이씨와 조씨로부터 교사를 받아 도피를 도왔다고 진술했다"고 말하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검사가 "검찰 조사에서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조사 때 어떤 내용을 이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강압적으로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도피조력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신의 중학교 동창 B씨를 올해 4월 검사실에서 만났을 때 상황도 증언했다.
그는 "검사실에서 마주친 B씨가 울면서 빌고 있었고 살려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검사님이 저한테 '(도피조력자인) A씨와 B씨 둘 중 1명은 구속돼야 하니 선택하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고 했다.
이씨는 법정에서 검찰 조사 당시 A씨나 B씨 등의 진술이나 법정 증언과 관련해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씨에 앞서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조씨는 "도피 기간에 A씨로부터 받은 돈 있느냐"는 검사의 물음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는 검사가 "한 푼도 없느냐"고 되묻자 "네.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조씨는 또 "A씨가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홍보를 맡기고 수익금 등 1천900만원을 이씨와 조씨에게 줬다고 한다"고 검사가 말하자 "아니다"라고 재차 부인했다.
그는 도피 기간 은신처로 사용한 오피스텔 2곳의 보증금과 월세도 이씨와 자신의 돈으로 냈다고 주장했으며, A씨와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와 관련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씨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네"라고 인정했다.
A씨 등 2명은 지난해 12월 살인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잠적한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올해 1월부터 4월 16일까지 이씨와 조씨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와 마진거래 사이트를 관리·홍보하는 일을 맡겨 수익금 1천900만원을 생활비 등 도피자금으로 쓰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밖에 이씨와 조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다른 조력자 2명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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