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금속공예가 故유리지 작품 327점 기증특별전시
송고시간2022-09-20 11:15
서울공예박물관 '사유思惟하는 공예가 유리지'展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은 한국의 대표 공예작가인 고(故) 유리지(1945∼2013)의 유족이 기증한 작품들을 모아 첫 번째 기증특별전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전시는 '사유思惟하는 공예가 유리지'란 이름으로 이달 27일부터 11월 27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유리지는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작가다. 1970년대 미국 유학 이후 국내 현대 금속공예의 성립과 발전 과정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인 유영국(1916∼2002)의 장녀이기도 하다.
자연과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서정적 풍경을 표현한 금속공예 작품을 비롯해 장신구, 환경조형물, 장례용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작품 활동과 함께 1981년부터 서울대 미술대학 공예전공 교수로 재직했고, 2004년 공예 전문 미술관인 '치우금속공예관'을 설립해 2010년부터 관장을 역임했다. 이를 통해 한국 현대 금속공예 연구·전시와 차세대 공예가의 활동 지원에 힘썼던 작가는 2013년 2월 백혈병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유리지의 작품과 자료를 관리해 온 유족으로부터 총 126건, 327점(37억2천800만원 상당)의 작품을 기증받아 특별전시를 열게 됐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유리지의 가장 초기 활동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서정적 풍경을 담아낸 작품과 환경조형물을, 3부에서는 생명의 순환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만든 다양한 장례용구를 각각 선보인다.
4부에서는 유리지의 조언을 받아 여동생인 유자야(현 유리지공예관 관장)가 제작·판매했던 귀금속 장신구와 칠보은기, 황금찻잔 등 고급 금속공예 제품 컬렉션이 전시된다. 해당 제품들은 이번에 유리지의 작품과 함께 박물관에 기증됐다.
유족들은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한국 공예발전에 깊은 뜻을 가졌던 유리지의 유지를 이어 '서울시 공예상' 제정과 운영에 후원할 뜻을 밝혔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물관 개관 이후 기증된 금속공예가 9인(김승희·김여옥·서도식·신혜림·이봉주·정영관·정용진·조성혜·최현칠)의 다양한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많은 시민이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유리지의 주요 작품을 감상하며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공예의 매력을 새롭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9/20 11: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