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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역기간 898년, 평균나이 91세…북녘땅 향한 마지막 소망

송고시간2022-09-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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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2차 송환'…비전향장기수 김영식 "고향 산천 보고 싶다"

'2차 송환'
'2차 송환'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김영식(90) 할아버지는 오늘도 노란색 어깨띠를 두르고 지하철을 탄다. 남북이 하나 되어 우리 민족끼리 화목하게 살자는 주장을 주문처럼 왼다. 통일부 청사 앞에 가서는 '통일반대부 아니냐'고 따진다.

지하철에서 언젠가 스쳐 지나갔을지 모를 김영식 할아버지의 고향은 북한이다. 1962년 남파됐다가 27년간 복역하고 1988년 출소했다. 60년 전 남파공작원이자, 현재 비전향 장기수다.

'2차 송환'은 김영식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아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비전향 장기수들과 이들에 대한 송환 운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김동원 감독은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62명이 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 '송환'(2004)을 제작했었다. 속편이 나오게 된 이유는 당시 정부가 '전향'을 송환 조건으로 내걸며 일부 장기수를 남한에 남겨뒀기 때문이다.

'2차 송환'
'2차 송환'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향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송환대상에서 제외된 장기수들은 이듬해 강압에 의한 전향서 작성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송환을 요구했다. 2차 송환 운동의 시작이다.

장기수들은 대부분 '미 제국주의'를 악의 근원으로 여기며,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여전히 당당하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생 앞에서 인간적 면모도 자주 드러낸다. 활발하고 유쾌한 성격의 김영식 할아버지는 북한에 두고 온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말수가 급격히 준다. 가까운 사람도, 발붙일 곳도 없는 남한이라고 말해왔지만, 이제는 북한에 꼭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한다.

장기수들은 출소 이후 생활도 감옥과 다름없고,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우익단체가 장기수 묘소를 훼손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갖은 위협에도 지하철을 갈아타며 통일운동을 해온 김영식 할아버지의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2차 송환'
'2차 송환'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차 송환을 신청한 장기수 46명의 복역기간을 합하면 898년에 달한다. 대통령이 다섯 번 바뀐 20여 년 동안 송환에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이제 생존자는 9명밖에 남지 않았고, 평균 나이는 91세가 됐다. 끝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2005년 눈을 감은 정순택 할아버지는 시신으로 북한에 돌아갔다.

그래서 영화는 전편과 달리 장기수들 송환 장면을 담지 못한 채 개봉하게 됐다. 김동원 감독은 20일 시사회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2차 송환이 계속 밀리면서 20년 동안 작업하게 됐다"며 "송환되는 장면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당분간 불가능해 보여 엉거주춤한 상황에서 끝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2차 송환'
'2차 송환'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간담회에는 주인공 김영식 할아버지도 참석해 거듭 북송을 요구했다.

그는 "나라도, 처자식도 갈라져 있다. 고향으로 가는 건 정당한 일"이라며 "나이도 많고 오늘내일하는데 고향에 가서 산천을 보고 싶다. 빨리 고향에 보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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