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새마을금고에 위자료 지급 판결
송고시간2022-09-21 16:40
점심 준비 거부한 여직원에 골방 근무·9배 많은 업무 지시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동료 직원들의 점심 준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사직을 권유하고 골방에서 감금에 가깝게 근무시키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부산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대해 법원이 위자료 등 지급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법 민사5단독 신민석 부장판사는 전국새마을금고 노동조합과 여직원 A 씨가 부산의 모 새마을금고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신 부장판사는 부당노동행위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해 새마을금고가 노조에 500만원, A 씨에게 임금·위자료 명목으로 2천85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을 보면 2013년 계약직으로 입사한 A 씨는 2018년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지점에 배치됐다.
그때부터 직원 7명의 점심식사 준비를 담당했다.
2019년 4월 A 씨가 이사장과 전무에게 점심 준비를 못 하겠다고 말하자, 전무는 A 씨에게 사직을 권유했다.
이에 A 씨는 노조에 가입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사장은 "노조 같은 거 우리는 절대 허용 안 한다"며 탈퇴를 권유했고 경위서 작성도 지시했다.
이후 사측은 A 씨에게 기존 3가지 업무보다 9배 많은 27가지 업무를 부여했다.
A 씨는 2019년 10월 사측의 지시에 따라 소형 금고가 있는 골방(가로 3m, 세로 2m)에 책상을 두고 혼자 근무하게 됐다.
감금된 듯한 압박감을 느낀 A 씨는 경찰에 신고해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방에서 나왔으며 이후 스트레스로 인한 적응장애, 우울장애, 공황장애 등을 진단 받았다.
신 부장판사는 "새마을금고 측의 부당노동행위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A 씨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노조 역시 단결권 등이 침해돼 위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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