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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강제동원 배상 해법' 논의중인데…관련 기관은 '인사 논란'

송고시간2022-09-2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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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후보 추천과정서 각종 잡음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일제 강제동원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공익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서 신임 이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을 두고 대위변제(제3자에 의한 변제) 방식이 거론되는 가운데, 만약 이 방식이 채택되면 재단이 주무기관을 맡는 등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재단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에서 인사 논란이 벌어지자 안팎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재단 이사회는 김용덕 전 이사장 임기 만료(8월8일)를 앞둔 지난 7월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꾸려 신임 이사장을 비롯한 새 이사진 구성에 착수했다.

임추위는 이사장 후보자를 3~5배수로 추천하되, 직위 특성 등에 따른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3배수 미만으로도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

이후 공개모집과 인사혁신처 국가인재DB 추천을 통해 12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고, 서류심사 등을 거쳐 4명이 면접심사 대상으로 추려졌다. 이 가운데 2명이 면접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최종 면접 대상은 A교수와 B교수 2명만 남게 됐다.

[재단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재단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도권 지역 대학에서 재직하는 A교수는 일본 유학 경험이 있고, 한일 경제관계가 주된 연구 분야다. 현 여당 소속으로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며 공직선거 출마 이력도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소속인 B교수 역시 일본에서 유학했고, 과거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재단 이사도 역임했다. 강제동원을 비롯한 일제 강점기 역사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임추위는 '80점 이상을 받은 이 가운데 3배수 이내로 후보를 선정한다'는 기준에 합의하고 8월1일 이들 2명을 면접심사한 뒤 평가점수가 80점을 넘은 B교수를 추천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어 같은 달 3일 이사장 후보 추천안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당일 일부 이사가 단일후보 추천을 문제 삼았고, 이에 '3배수 이내'라는 임추위 의결이 있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반론이 나오는 등 회의 석상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이사회는 표결 끝에 임추위 결정대로 B교수만 행안부에 추천했다. 재단 임원 임면권자는 행안부 장관이다. 그러나 행안부는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달 8일 재단에 공문을 보내 3배수 이상으로 이사장 후보자를 추가 추천하라고 요구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지침 등을 보면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도록 돼 있다"며 "재단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아닌) 기타 공공기관이긴 하지만 그 지침을 준용하는 게 맞고, 인사 과정에서 추천자를 단수로 올리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아 추가 추천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지침에는 임추위가 3~5배수로 임원 후보자를 선정해 추천하도록 돼 있으나 직위 특성, 대상 직위 수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사유를 명시해 3배수 미만으로 후보자를 선정·추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임추위가 자체 합의한 원칙과 동일하다.

후보 선정 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임추위에서 문제없이 합의된 기준을 토대로 면접심사를 했고, A교수는 80점을 넘지 못해 B교수가 후보로 선정된 것"이라며 "일부 이사가 갑자기 문제제기하는 바람에 표결까지 부쳐 원안대로 의결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현판제막식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현판제막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울러 행안부는 이사장 공석 상태에서 이사 6명과 감사 1명을 우선 임명했다. 상임이사인 재단 사무처장과 당연직 이사인 행안부 고위공무원을 포함하면 이사는 8명이다. 이들은 이달 13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사장 후보 재추천 절차에 착수했는데, 이를 두고 정관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재단 정관을 보면 이사회 소집권자는 이사장이며, 이사장이 유고 등으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없을 때는 부이사장 중 연장자가 재적 이사 3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그러나 9월13일에는 이사장은 물론 부이사장도 선임되지 않은 상태였고, 당일 이사회에서 부이사장 선임안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새 임추위 구성과 관련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사정에 능통한 한 인사는 "정관상 이사회 소집권자가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이사회가 열리고 안건이 상정됐다면 그 자체로 절차와 규정 위반"이라며 "이처럼 무리하게 일을 진행해 특정 후보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인사는 "재단이 향후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는데 이처럼 무리하게 일을 진행해 잡음이 생기고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상임이사이자 재단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장은 이사장과 부이사장 없이 이사회 개최가 가능한지 묻자 "할 수 있는 근거가 다 있기 때문에 했다고 말씀드린다"고만 답했다.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 중인 정부는 정부 예산 투입 대신 한일 양국 기업 등 민간 차원의 재원 조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실행할 주체로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기보다 이미 설립된 재단을 활용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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