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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중국 국경 3년째 봉쇄…큰손들 떠나 줄도산"

송고시간2022-09-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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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성했던 중국 단둥 '고려거리' 인적 끊겨 '적막'

무역상들 줄줄이 폐업…점포마다 '임대 안내' 문구

(단둥=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 큰손들이 사라졌고, 북한과 무역이 끊겼는데 손님이 있겠어요? 폐업한 상점들이 많아요."

문 닫은 단둥 '가오리제' 상가들
문 닫은 단둥 '가오리제' 상가들

[촬영 박종국]

27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 해관(세관) 앞 도로 맞은편 골목에 형성된 가오리제(高麗街·고려거리)는 인적이 끊겨 적막감이 감돌았다.

가오리제는 단둥시가 '항미원조 전쟁'(6·25전쟁)을 기념해 1953년 명명한 거리로, 이 일대 상가의 주요 고객은 북한인들이다.

무역회사들이 밀집한 한 골목의 점포 40여 곳 가운데 문을 연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한국산 전자 제품과 생필품 등을 파는 상점들, 인삼 등 북한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대부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을 닫은 상점마다 임대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던 유명 식당들은 점심때가 됐는데도 손님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열차와 차량이 통행하는 압록강철교와 인접한 이 일대는 한때 단둥에서 가장 번성했던 곳이다.

중국 전체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의 경제를 주도하는 북한과 중국의 무역상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하자 북한이 국경을 봉쇄해 북중 간 육로 교역이 중단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큰손'으로 불리던 수천 명의 북한 무역상들은 발길을 끊었고, 중국 무역상들은 해상교역이 가능한 산둥 룽커우와 다롄으로 떠났다.

인적 끊겨 적막감 도는 단둥 가오리제
인적 끊겨 적막감 도는 단둥 가오리제

[촬영 박종국]

한 식당 주인은 "북한 무역상들은 귀국할 때 한국 의류와 화장품, 전자제품, 라면 등 식용품을 가리지 않고 사들여갔다"며 "한 번에 구매하는 물량이 엄청나게 많고, 흥정도 하지 않아 가오리제의 귀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중 변경 봉쇄 이후 무역이 중단돼 북한인들의 돈줄이 마르면서 이 일대 상권이 붕괴됐다"며 "벤츠를 몰고 다니며 호기를 부리던 사장들이 줄줄이 도산했다"고 전했다.

남북 관계가 좋던 시절 북한산 수산물을 수입하거나 신의주 공장에 의류 임가공을 위탁하던, 또 다른 고객이었던 한국인들마저 급감하면서 가오리제는 더욱 심하게 위축됐다.

한때 3천여 명에 달하던 단둥의 한국인은 2010년 남북 교류 중단 이후 급감한 데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당국이 비자 발급을 엄격히 규제하면서 지금은 100명 남짓 남아 있다.

중국 전역에서 오는 관광객들도 빼놓지 않고 들렀던 곳이지만 북한 관광이 중단되면서 외지 관광객들도 자취를 감췄다.

셔터 내린 단둥 가오리제 무역업체들
셔터 내린 단둥 가오리제 무역업체들

[촬영 박종국]

지난 26일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고, 완공한 지 8년이 되도록 열리지 않던 신의주∼단둥 간 신압록강대교의 개통 임박설이 나돌면서 가오리제 상인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 상인은 "참고 버텼는데 좋은 소식이 나와 모두 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의 한 주민은 "북중 국경 봉쇄로 가오리제 뿐 아니라 단둥 경제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봉쇄가 풀려 인적 왕래와 무역이 활성화되고, 관광산업도 회복돼야 단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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