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송고시간2022-10-14 20:54
이제 그것을 보았어·어느 날 거위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 백수린 지음.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백수린의 신작 에세이다. 올봄부터 4개월간 창비 온라인 플랫폼 스위치에서 일부를 연재할 당시 매월 1천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에세이는 작가가 몇 년 전 자리 잡은 서울의 한 오래된 동네를 배경으로 한 기록이다. 아파트를 벗어나 살게 된 언덕 위 동네에서 만난 이웃들은 더불어 사는 의미를 깨닫게 한다.
그곳에서 떠나보낸 반려견 봉봉과 사랑하는 사람들, 이별을 겪으며 깨달은 인생에 대한 통찰, 여성 작가로 살아가는 일상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촘촘하게 담겼다.
창비. 232쪽. 1만4천 원.
▲ 이제 그것을 보았어 = 박혜진 지음.
12년 차 문학 편집자이자 8년 차 평론가인 저자의 첫 산문집이다.
저자가 만나고 보고 겪은 52편의 문학 작품 속 엔딩의 미학을 살폈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이상의 '날개', 기형도의 '엄마 걱정', 박지영의 '고독사 워크숍' 등 고전과 최근작, 국내외 작가들 작품을 망라했다.
저자는 "마지막 문장은 끝까지 읽은 사람만 그 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광활한 세계"라며 "작품을 정직하게 완주한 사람만이 마지막 한마디의 무게를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난다. 328쪽. 1만6천 원.
▲ 어느 날 거위가 = 전예진 지음.
2019년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발랄한 상상력이 가득한 여덟 편의 단편을 묶었다.
등단작인 표제작은 사람이 거위로 변해 치킨집에 기거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이야기다.
권고사직 통보에도 퇴사하지 않고 로비에 걸린 그림이 된 직장인, 숨 막히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몸에 숨통을 달고 인간 고래가 되는 중학생 등 소설 속 인물들의 갑갑한 현실이 환상세계로 변모한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담담하면서도 위트있는 서술이 돋보인다.
문학과지성사. 260쪽. 1만4천 원.
mim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0/14 20: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