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반드시 잡힌다] ① 목격자 없어도·CCTV 안 찍혀도…결국 덜미

송고시간2022-10-18 07:01

댓글

사고 현장 범퍼 조각 추적해 용의자 압축

올해 제주 뺑소니 사고 검거율 100%

[※ 편집자 주 = 제주에서 최근 5년간 뺑소니 교통사고 441건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했습니다. 나흘에 한 번꼴로 발생한 셈입니다. 수사기법이 진화해 검거율이 100%에 근접하고 있지만, 소중한 생명을 팽개치고 달아나는 뺑소니 사고는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의 첨단 수사기법과 검거 사례 등을 통해 뺑소니범은 '반드시 잡힌다'는 경각심을 높이는 기사 2편을 송고합니다.]

지난해 4월 제주시 조천읍 뺑소니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가해 차 범퍼
지난해 4월 제주시 조천읍 뺑소니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가해 차 범퍼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쿵'

지난 8월 28일 오전 2시 49분께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한 도로를 달리던 7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별안간 고꾸라지며 도로에 뒹굴었다.

멀쩡히 앞에서 주행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차량은 검은색 그랜저로, 운전자 A(30)씨는 사고 후 유턴해 반대편 차선에서 사고 현장을 잠시 지켜본뒤 그대로 도주했다.

목격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전조등 불빛 때문에 번호판 숫자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때 경찰은 사고 발생 약 한 달 전 경찰대 치안 정책연구소가 보급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량 번호 식별 시스템을 떠올렸다.

AI를 활용한 이 시스템은 화질이 좋지 않은 이미지나 동영상이라도 80% 이상 정확도로 차량 번호를 복원할 수 있다.

단순히 명암이나 음영을 짙게 했다 옅게 했다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사전에 입력된 빅데이터 수만 건을 바탕으로 눈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숫자를 읽어낸다.

가해 차량 번호판이 찍힌 CCTV 영상을 이 시스템에 입력하자 가능성이 높은 차 번호 몇 개가 순식간에 나타났다.

경찰은 이 번호가 실제 존재하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차종과 색으로 용의 차를 특정해 신고 접수 38시간 만인 이튿날 29일 오후 5시께 A씨를 검거했다.

뺑소니(일러스트)
뺑소니(일러스트)

제작 김동임(디지털뉴스부 인턴사원)

파편 1조각만으로도 뺑소니 차량 추적이 가능하다.

지난해 4월 14일 오전 6시께.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크라운골프장 인근 도로에 50대 남성이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방범용 CCTV를 확인해 이 남성이 같은 날 오전 1시께 뺑소니 사고를 당한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심야시간대 발생한 사고라 CCTV 영상이 흐릿했던 탓에 차종과 차 번호 식별이 쉽지 않았다.

당장 손에 잡히는 단서라고는 사고 현장에 흩어져 있던 약 30㎝ 크기의 회색 범퍼 조각이 전부였다.

수사가 지체될 상황이었지만, 경찰은 이 파편만으로 신고 접수 2시간여만에 범인을 잡았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범퍼 형태와 범퍼에 달린 안개등과 미등이 일치하는 점 등을 통해 가해 차량이 10년 이상 된 일본산 수입 승용차인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퍼를 통해 알게 된 정보로 차적 조회를 했고, 제주지역에 약 100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 가까운 주소지 순으로 2∼3가구를 방문한 끝에 사고 발생 당일 오전 8시 30분께 음주 상태인 뺑소니 피의자 30대 B씨를 제주시 조천읍 거주지에서 긴급체포했다.

자동차 사고 (CG)
자동차 사고 (CG)

[연합뉴스TV 제공]

설령 사고 현장에 단서가 남아 있지 않더라도 사방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한 경찰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갈 방법은 없다.

중국인 C(19)씨는 지난 7월 9일 오후 4시 40분께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한 교차로에서 송당리 방향으로 좌회전하다 직진하던 승용차를 충돌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이던 C씨는 경찰에 붙잡히면 강제 추방된다는 생각에 몰던 차까지 버리고 그대로 도주했다.

피해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 번호로 신원 조회를 했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인 C씨 신원이 조회될 리 만무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경찰은 C씨 도주 경로에 있는 CCTV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조사관 4명이 그야말로 눈알이 빠질 정도로 50대 넘는 CCTV를 일일이 들여다 보고 분석한 끝에 사고 발생 나흘 만에 사고 현장과 약 50㎞ 떨어진 서귀포시에 있는 C씨 주거지를 특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주거지를 급습했을 때 C씨는 이미 짐을 뺀 상황이었다.

또 다시 밤낮없는 수사가 이어졌고 결국 경찰은 사건 발생 보름 만인 지난 7월 24일 잠복수사 끝에 서귀포시 서귀동 한 여관에서 나오는 C씨를 붙잡았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뺑소니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7년 96건, 2018년 83건, 2019년 73건, 2020년 105건, 2021년 84건 등 모두 441건이다. 10명이 사망하고 652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425건이 해결됐다. 평균 검거율은 96.4%에 달한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 가해자는 100% 붙잡혔다.

dragon.me@yna.co.kr

핫뉴스

더보기
    /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