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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보이스피싱 60여건 막은 퇴직 경찰관 곽재표씨

송고시간2022-10-21 10:20

2019년 5월 금융범죄예방관 임명, 피해 예방금액 14억 웃돌아

금융범죄예방관 곽재표씨
금융범죄예방관 곽재표씨

[촬영 천경환]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청주에는 30년 넘는 수사 경험을 살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에 앞장서는 퇴직 경찰관이 있다.

경찰의 날인 21일 청주의 한 은행 앞에서 만난 곽재표(65)씨가 그 주인공이다.

청주 청원경찰서 수사과장을 끝으로 2017년 퇴직한 그는 요즈음 은행원·민원인에게 보이스피싱 대처법을 알려주고 의심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출동해 피해를 막는 금융범죄예방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2019년 5월 전국 최초로 곽씨를 포함한 수사부서 퇴직 경찰관 6명을 금융범죄예방관에 위촉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도내 6개 경찰서(흥덕·상당·청원·충주·제천·음성)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다.

곽씨는 청원경찰서 관할지역에 있는 제 1·2금융권 93곳을 매일같이 순찰하고 있다.

예방관의 근로시간은 한 달 15일, 하루 4시간이다.

그러나 제대로 쉰 날을 꼽기가 어렵다.

오전에 금융기관을 둘러보고 귀가하지만 피해 의심신고가 접수되면 때를 가리지 않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퇴직 후 여가활동 한번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그는 "사기 피해자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늘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예방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예방관 위촉 이후 지난달까지 3년 넘게 곽씨가 보이스피싱을 막은 사례는 60여 건. 금액으로는 14억 원이 넘는다.

금융범죄예방관 곽재표씨(맨 오른쪽)
금융범죄예방관 곽재표씨(맨 오른쪽)

[곽재표씨 제공]

불의를 보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성격 탓에 '강도'로 몰린 적도 있다.

작년 11월 청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지원 요청이 왔다.

40대 남성이 2천500만 원짜리 수표를 5만 원권으로 바꿔 달라고 다급하게 요청하자 창구 직원이 곽씨에게 연락한 것이다.

현장에 나간 곽씨는 창구 직원과 함께 돈의 용처를 물었으나 이 남성은 "내 돈 내 맘대로 쓰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갔다.

곽씨가 이 남성을 쫓아가 차량 조수석에 탄 뒤 설득을 이어가자 이 남성은 "당신 강도 아니냐"고 몰아세우며 경찰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던 중 송금을 독촉하는 전화가 걸려오자 대화를 엿듣던 곽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아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후 이 남성이 다시 통화를 시도해도 연결이 되지 않자 그제야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곽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PG)
금감원 사칭 보이스피싱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내년 1월 계약 만료로 예방관을 그만두게 된다는 곽씨는 이 제도가 폭넓게 확산하기를 기대했다.

그는 "최근 열린 충북경찰청 국정감사 때 한 국회의원이 금융범죄예방관 제도의 전국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충북경찰청이 그간의 성과를 잘 분석해 인사혁신처와 전국 시·도경찰청에 건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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