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대회 폐막, 北 핵실험 나서나…앞으로 보름여 주목
송고시간2022-10-23 07:00
내달 8일 美중간선거 전 가능성도…도발효과 극대화 노림수
최근 연속도발 핵실험 전조 관측…일각선 "당장 할 필요없어" 분석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2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0.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중국의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22일 폐막하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북핵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대회 폐막 이후부터 미국 중간선거일인 다음 달 8일 사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말 이 기간 핵실험 버튼을 누를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가 본격화한 올해 봄부터 숱하게 나왔다. 그러나 갑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터져선지 별일 없이 여름을 넘기자 10월 말∼11월 초 시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10월 16일에서 11월 7일 사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전문가 차원에서 이뤄지던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대통령실 또한 북한의 핵실험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휴일에도 비상 근무체제를 가동하는 등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 당대회 이후 미 중간선거 이전'에 핵실험에 나서리라는 전망은 중국과의 관계 및 미국의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23일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중국 당 대회 기간 전략적 도발을 하긴 부담스러울 테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도발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김정은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때 도발하면 바이든 정부가 선거에 신경 쓰느라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리라는 계산도 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 입장에선 미·중 경쟁이 심화하고 미·러 갈등이 계속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무력화한 지금의 국제정세가 핵실험을 하기 더없이 좋은 환경으로 여길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다고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도 어려우니 김정은 입장에선 해야 할 도발이라면 당장 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2022.10.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최근 북한의 행보도 7차 핵실험을 위한 징검다리 놓기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공개한 핵무력 법령에 '외부의 핵 위협과 국제적인 핵무력 태세변화를 항시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상응하게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갱신, 강화한다'고 못 박았다.
핵무력의 질량적 갱신·강화 중에서도 질적 향상을 공개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핵실험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를 명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북한은 결국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며 "그 시기는 중국 당대회와 미국 중간선거 사이가 될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말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관 아래 이뤄진 전술핵 운용부대의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발사와 대규모 항공훈련, 장거리 포병부대의 도발도 핵실험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최근 대남도발의 특징과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더 큰 대남위협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전술핵 실험을 성공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의 도발은 7차 핵실험 실시 가능성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북한의 내부 사정도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북한은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약 2년 8개월간 국경을 봉쇄한 탓에 외부와 교역이 거의 끊겼으며, 최근에는 자연재해마저 겹쳐 식량 자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경제난과 식량문제가 지속하는 데다 한류 등 외국 문물 유입으로 사회 이완 현상이 가속하자 북한 지도부는 핵실험을 통해 주민에게 핵보유국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이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어려운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북한 지도부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7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다지고 이를 통해 미국과 담판을 짓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2020년 3월 북한의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한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 경기의 모습. 2022.10.21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반면, 북한이 당장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전술핵을 실전 배치했다고 선언하듯 운용부대 훈련까지 한 이상 굳이 전술핵 보유를 입증하기 위한 핵실험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소형 전술핵이 아닌 초대형 전략핵 규모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핵 운용 부대 훈련으로 전술핵 규모의 핵실험 효과를 낸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큰 전략핵 규모의 핵실험을 당장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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