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韓商] ④ 캐나다서 한국 주류 공급 1위 오른 황선양 대표
송고시간2022-10-28 15:15
"정부가 판매 독점해 진입장벽 높지만 뚫으면 안정적 공급 가능"
"한국 술 제조 세계적 수준, 칵테일 소주 현지 입맛 사로잡아"
(여수=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캐나다에서 한국 소주 중 과일 향이 첨가된 칵테일 소주가 현지인에게 인기입니다. 깔끔하고 숙취도 없거든요."
밴쿠버에 본사를 두고 캐나다에 한국 주류의 50% 이상을 공급하는 황선양(61) 코비스 엔터프라이즈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술 제조 기술은 이제 세계적 수준이라 해외 시장에서도 통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 대표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연합뉴스 주최로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캐나다는 일반 기업이 술을 소비자에게 팔 수 없다. 주 정부가 제조사나 수입업자로부터 주류를 사들여서 공식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
주류 수입·유통을 위한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인증을 받아 납품하기까지 절차도 까다롭다. 대신에 모든 과정이 투명하기 때문에 거래를 뚫으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그는 "2011년에 처음 이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캐나다에서 한 해 소비하는 한국 술의 양은 연간 4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였는데 지금은 300TEU로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비결을 묻자 황 대표는 "소비자를 현지인으로 확대했다"며 "현지인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을 벌였고, 각종 주류 페스티벌 등에 빠지지 않고 부스를 내서 홍보에 주력했다"고 소개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두산그룹 주력사인 OB맥주에 입사해 이 회사를 인수한 벨기에 맥주 회사인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inBev)에서 임원으로 충청·호남·제주 등 남서권역 영업본부장을 지낸 그는 2008년 퇴직 후 캐나다로 건너갔다.
현지 적응을 위해 물류회사를 설립하고는 2년간 직접 트럭 운전을 하면서 주류 관련 면허도 취득해 본격적으로 주류 사업을 시작했다.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판매처를 캐나다 전역으로 확대했다.
코비스 엔터프라이즈는 창업 11년 만에 연 매출 1천만 캐나다 달러(105억 원)를 달성했다.
2020년부터는 프랑스·이태리·스페인·뉴질랜드 등 8개국에서 120여 개 와인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얼마 전 캐나다 최대 주류 축제인 밴쿠버 와인 페스티벌에서 '올해의 와인' 15개를 선정했는데 여기에 황 대표가 수입한 와인이 5개나 뽑혔다.
그는 "한국 주류회사 근무 시절 신제품 테스트에 참여할 정도로 미각에는 자신이 있어서 와인도 33군데 산지를 돌며 직접 선별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월드옥타 캐나다지역 담당 부회장으로 차세대 무역인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얼마만큼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는 없지만, 열심히 주변과 나누며 봉사하는 삶을 앞으로 더 키워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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