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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기로 아프리카에 뇌물 나른 글렌코어 벌금 4천460억원

송고시간2022-11-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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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법원 판결…"막대한 수익 비해 새 발의 피, 회사 중역들 직접 책임 물어야"

영국-스위스계 원자재 회사인 글렌코어의 스위스 바르 본사
영국-스위스계 원자재 회사인 글렌코어의 스위스 바르 본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회사 제트기를 이용해 아프리카 5개국에 뇌물을 실어 나르고 석유 이권을 챙긴 다국적 원자재업체 글렌코어가 3일(현지시간) 영국 법원에서 2억8천만파운드(약 4천460억원)의 벌금을 물라는 판결을 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글렌코어 영국법인은 이날 법원에서 지난 2016년까지 5년간 카메룬, 적도기니,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남수단의 정부 관리, 국영석유·가스회사 간부 등에게 뇌물 2천900만달러를 뿌린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이 같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둔 글렌코어는 런던의 서아프리카 트레이더 데스크를 통해 조직적으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뇌물을 건넸다.

또 2011년 8월에는 신생 독립국인 남수단까지 두 중역이 회사 전용 제트기에 현찰 80만달러를 싣고 가 현지 중개인을 통해 정부 관리들에게 건넨 다음 석유 판매권을 따냈다.

글렌코어는 뇌물로 건넨 현찰을 서비스 대금, 보너스, 사무실 비용 등으로 위장했다.

판사는 뇌물이 복잡한 수단을 써 위장됐다면서 이 같은 비리가 사내에 만연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2019년 영국 중대비리수사청(SFO)이 조사에 들어간 후 글렌코어가 지난 6월 7건의 뇌물 혐의를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영국에서 2010년 반뇌물법이 제정된 후 영국 기업이 뇌물을 건넨 혐의로 단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업 최상위층이 뇌물 수수를 방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뇌물 제공을 재가한 점이 유죄로 인정됐다.

칼리다스 마다브페디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면서 더는 사내에 이 같은 관행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글렌코어는 앞서 미국과 브라질에서도 뇌물을 주고 시장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이미 11억달러를 납부했으며 이를 포함해 총 15억달러를 모든 비리 조사를 종결하는 데 배정해놨다. 다만 아직 스위스와 네덜란드에서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에너지 산업을 대변하는 아프리카 에너지 회의소(AEC)는 글렌코어가 이번에 내게 된 벌금 액수가 그동안 글렌코어가 챙긴 막대한 수익에 비해 '새 발의 피'라고 지적했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일간 프리토리아뉴스가 4일 보도했다.

글렌코어는 올해 상반기에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석탄 값 상승 등으로 3천420억랜드(약 26조6천억원)의 이득을 봤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영국에서 아프리카 뇌물과 관련해 받은 벌금은 1.7%밖에 안된다.

또 범법을 저지른 회사 중역들이 아무 탈이 없는 것도 문제로 이를 방치할 경우 '아프리카에서 뇌물은 필요악'이라고 여기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AEC는 강조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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