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CPR 배운 사람 많은 지역이 심정지 회복률 높다"

송고시간2022-11-10 06:13

지역별 CPR 교육 효과 커…"스마트폰앱으로 사고발생 알리면 CPR 시행률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이태원 참사 후 심폐소생술(CP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심정지 환자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CPR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10일 대한응급의학회 등에 따르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변에 CPR을 할 수 있는 일반인들이 많을수록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연관성은 그동안의 연구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박정호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소생술'(Resuscitation)에 발표한 논문(2020년)에서 CPR 교육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심정지 환자의 뇌 신경 회복률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응급상황에선 이렇게"
"응급상황에선 이렇게"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3일 오후 광주 북구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에서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습하고 있다.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22.11.3 iny@yna.co.kr

연구팀은 2012∼2016년 병원 밖에서 발생한 응급 심정지 사건 8만1천250건을 대상으로 국내 254개 지역별 CPR 교육 비율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뇌 신경 회복률에 미치는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 결과 CPR 교육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에서는 5년 동안 뇌 신경 회복률이 5.2%에서 7.4%로 2.2%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CPR 교육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에서는 뇌 신경 회복률이 5.9%에서 6.0%로 0.1%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앞서 2018년에는 지역사회에서 CPR 인지율이 10% 올라가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7%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같은 학술지에 발표했다.

박정호 교수는 "지역별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주민 비율을 높이는 게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급성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할 때 그 정확도에 따라 생존 퇴원율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이 국제응급의학회지(Emergency Medicine International)에 발표한 논문(2020년)을 보면, 2016∼2017년 국내 18개 지역에서 일반인이 심정지 환자에게 시행한 심폐소생술 2천491건을 분석한 결과, 정확한 심폐소생술은 6%(149건)로 집계됐다.

심폐소생술의 정확도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평가하도록 했다. 가슴을 압박하는 손의 위치가 정확하고, 분당 압박 횟수는 최소 100회, 압박 깊이는 최소 5㎝인 경우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분류했다. 만약 이 중 한 가지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부정확한 심폐소생술로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심폐소생술이 제대로 시행됐을 때의 생존 퇴원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8배, 신경학적 회복률은 4.3배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심폐소생술 배우는 시민들
심폐소생술 배우는 시민들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3일 오후 광주 북구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에서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습하고 있다.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22.11.3 iny@yna.co.kr

외국 연구에서는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자들의 CPR 시행을 늘리려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사고 발생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2015년 국제학술지 'NEJM'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심정지 환자 발생 장소로부터 500m 이내에 있는 CPR 교육 이수자들에게 사고 알람 문자를 보내자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문자를 안 보냈을 때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의료진은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2020년 발표한 논문에서 심폐소생술 안내 앱을 만든 후 심정지 발생 1.8㎞ 내의 시민들에게 알람을 보냈더니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 비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8배 늘었다고 보고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가 119상황실과 연계해 지난해 1월부터 'CPR 서포터즈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치면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잘 진행되지 않아 활용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CPR서포터즈에 하루 평균 8명이 접속해 일반 시민 대상으로 개발된 앱 중 가장 낮은 접속률을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bio@yna.co.kr

핫뉴스

더보기
    /

    오래 머문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