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급식 일감 몰아주기' 최지성·삼성전자 기소(종합)
송고시간2022-11-16 15:29
웰스토리, 공정위 조사 과정서 증거인멸…배임은 무혐의
"경영권 승계 위한 계획적 지원으로 보긴 어려워"

(성남=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검찰이 28일 그룹 차원의 '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고발된 삼성전자와 삼성 웰스토리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 성남시 삼성웰스토리 본사. 2022.3.28 sto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그룹 차원의 급식 일감 몰아주기로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 법인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6일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2013년∼2020년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계열사 4곳을 동원해 2조 원대의 급식 일감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줘 부당 이득을 취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삼성웰스토리가 안정적인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고, 위험이 제거된 상태에서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취득·유지했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경쟁 급식업체들은 대규모 급식 물량을 보유한 회사들과의 거래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잃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삼성웰스토리 측이 2018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 과정에서 증거 문건을 은닉하거나 파쇄한 것으로 보고 박 모 상무 등 2명과 법인은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박 상무 등은 직원을 시켜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 수의계약, 이익률 보전' 등 파일을 영구 삭제하게나 하드디스크를 디가우징(자기장 이용 데이터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조사를 마친 공정위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2천34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최 전 실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최 전 실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다만 급식 일감 몰아주기로 삼성 그룹 계열사들이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8 kane@yna.co.kr
검찰은 웰스토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관됐다는 의혹도 살펴봤으나, 실체적 진실과 부합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웰스토리의 성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작용했고, 이후 배당을 통해 이 회장이 간접적인 이득을 취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이는 결론적으로 경영권 승계에 일부 유리한 영향을 미친 것일 뿐, 웰스토리를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삼기 위해 계획적으로 지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공정거래법은 기업이 기술과 노력으로 획득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러한 범죄를 엄정하게 수사해 시장 경제 질서 유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traum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1/16 15: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