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주 2회'·'16부작' 편성 깨졌다…"시청 트렌드 변화"
송고시간2022-11-19 07:30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주 3회 편성…MBC '팬레터를 보내주세요' 4부작
"시청자들 '몰아보기' 익숙해져…제작환경 변화·소재 다변화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장으로 콘텐츠 업계 판도가 달라지면서 TV 드라마에 공통으로 적용되던 '주 2회', '16부작' 등의 편성 공식도 깨지고 있다.
19일 방송가에 따르면 각 방송사는 숏폼, 미드폼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나 '몰아보기' 등 달라진 시청 행태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에는 월화·수목·주말로 구분돼 주 2회 방송되던 드라마가 주 3회, 주 1회 등으로 편성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JTBC는 송중기 주연의 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금·토·일요일, 주 3회 파격 편성했다. 그동안 JTBC는 주말드라마를 토요일과 일요일, 주 2회 편성해왔다.
JTBC가 주 3회 편성을 감행한 데는 몰입감과 속도감이 중요한 장르물의 경우 전 회차를 연이어 몰아보는 시청 방식이 요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재벌집 막내아들' 연출을 맡은 정대윤 PD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주 3회 편성과 관련해 "처음에는 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요즘 웬만한 드라마들이 OTT에서 공개될 때 전 회차가 한꺼번에 공개된다"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트렌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주 1회만 편성을 하는 경우도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1·2에 걸쳐 모두 주 1회 편성을 했다.
연출은 맡은 신원호 PD는 제작 환경을 고려했을 때 주 2회 편성은 무리가 있어 드라마를 주 1회만 방영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시청자들도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밤샘 촬영이 빈번한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 환경에 공감하며 '착한 드라마'라고 호응을 보냈다.
시청자를 어느 정도 확보한 이후 주 1회 편성을 택한 작품들도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촬영이 지연된 상황 등도 반영됐다.
지난해 SBS TV '펜트하우스3'는 주 2회 편성을 했던 전 시즌과 달리 주 1회 편성을 했고, 지난 9월 종영한 TV조선 '마녀는 살아있다'는 총 12부작 가운데 1∼6회는 주 2회, 7∼12회는 주 1회로 내보냈다.
드라마의 분량도 제각각이다. 과거 저녁 뉴스 이후 방송되는 미니시리즈는 대부분 16부작이었지만, 최근에는 12부작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단막극보다 조금 긴 4부작이 등장하는 등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올해 인기리에 종영한 SBS TV '사내맞선', tvN '작은 아씨들', KBS 2TV '진검승부' 등은 모두 12부작이다.
16부작과 비교해 서사가 압축적으로 전개되다 보니 군더더기 없고 속도감 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사내맞선' 주연 김세정은 종영 인터뷰에서 "12부작의 장점은 불필요한 장면은 생략할 수 있어 에피소드도 강렬하고 전개도 빠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MBC는 지난해 진행한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 두 편을 모두 4부작으로 제작했다. 8월 종영한 '멧돼지 사냥'과 18일 첫선을 보인'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다.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를 연출한 정상희 PD는 "16부작으로 길게 늘이기보다는 4부작으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예전에는 16부작이라는 정해진 형식에 맞춰서 작가들이 글을 썼다면, 지금은 제작 환경도 변하고, 드라마 소재도 다양해져서 스토리의 사이즈에 따라 분량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도 OTT 드라마에 익숙해져 짧은 호흡의 콘텐츠들을 선호하다 보니, 방송국도 이런 쪽으로 옮겨 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며 "앞으로도 짧은 회차의 드라마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1/19 07: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