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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인 듯 자율 아닌…'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아직은 난제

송고시간2022-11-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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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우선해 급정거·운전자 개입 잦아…"학습 통해 나아질 것"

청계천에서 운행 시작한 자율 주행버스
청계천에서 운행 시작한 자율 주행버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 도로에서 청계천 자율주행 전용 버스가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이 자율버스는 현대차가 인수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포티투닷(42dot)이 운영하며 청계광장∼세운상가∼청계광장을 순환하는 총 3.4㎞ 구간을 버스 2대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일반인은 25일부터 버스를 이용하려면 서울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TAP!)을 설치해 예약하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2022.11.24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횡단보도로 불쑥 뛰어드는 보행자, 갑자기 차선을 바꿔 끼어드는 오토바이, 차선을 밟고서 정차한 화물차까지….

정식 운행 시작 전날인 24일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취재진을 태우고 탑승 행사에 나선 자율주행버스는 이처럼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운전자 역할을 하는 안전관리자가 개입해 수동으로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버스는 이날 오후 2시 7분 의무로 동승해야 하는 안전관리자 1명과 운영사인 포티투닷(42dot) 관계자 2명, 기자 5명을 태우고 청계광장남측 정류소를 출발했다.

이 버스는 승객이 최대 7명까지 탈 수 있고, 서서 탑승할 수는 없다. 안전관리자가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매고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뒤 자율주행 모드를 시작했다.

출발 직후 버스 내 대형 모니터 화면에 주행 상황이 표시됐고 '승객 안전을 위해 일부 구간에서 수동으로 주행할 수 있습니다'란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청계천을 따라 1차로로 천천히 주행하던 버스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건너려는 사람이 없는데도 5초 정도 정차한 뒤 다시 출발했다. 비보호 횡단보도에서는 무조건 일시 정지하도록 한 법규를 엄격히 지키는 것이다.

2차로인 청계천로에서는 한쪽 차로를 주정차 차량이 막고 있는 탓에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차들이 많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버스는 무리하게 전진하려 하지 않고 다른 차들을 먼저 보낸 뒤 천천히 주행했다.

승객 한 명이 잠시 안전벨트를 풀자 다시 멜 때까지 경고음이 울렸다. 이어 안전관리자가 "수동으로 전환하겠습니다"라고 알린 뒤 자율주행 기능을 일시 해제했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승객 안전벨트가 풀어진 것이 확인되면 무조건 수동 모드로 전환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좁은 차로에 주정차 차량과 끼어들려는 차량이 뒤섞이자 버스는 충돌 상황이 없음에도 여러 차례 급정거했다. 어떤 차량이 위협적인 존재인지를 자율주행 시스템이 스스로 인지·학습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청계광장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세운교 앞에서 유턴할 때도 수동 모드로 전환했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세운상가 주변에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라 안전을 위해 수동으로 주행하기로 서울시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의 안전관리자와 승객용 모니터 화면
'청계천 자율주행버스'의 안전관리자와 승객용 모니터 화면

[촬영 윤보람]

세운상가 앞에서 한 화물차 운전자가 짐을 내리느라 정차해 길을 막고 서있자 버스는 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그대로 멈췄다.

안전관리자가 경적을 울려 정차한 차량에 비켜달라고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수동으로 전환해 안전관리자의 운전 실력으로 좁은 길을 빠져나와야 했다.

이후에도 갑자기 빠른 속도로 끼어드는 오토바이, 횡단보도를 불쑥 건너는 보행자 등으로 인해 버스가 4차례 더 급정거했다. 승차감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청계광장에 다다르자 버스는 다시 수동 모드로 전환해 유턴한 뒤 정류소에 멈춰 섰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35분. 세운상가를 거쳐 한 바퀴 순회하는 데 28분이 걸렸다.

버스는 통상 시속 25㎞ 이하로 운행하게 돼 있지만, 실제 체감하기로는 시속 10㎞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많고 복잡한 청계천 일대에서 자율주행을 시도하는 것은 먼저 시작한 상암동과 비교해 훨씬 더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구간에서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하기로 한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시민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행 초기에는 위험 상황 발생 시 수동 모드로 적극 전환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같은 구간을 계속 다니면서 자율주행버스가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해 갈수록 더욱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는 2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탑승하려면 서울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TAP!)에서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탑승료 없이 무료로 운영된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내부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내부

[촬영 윤보람]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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