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제보 검색어 입력 영역 열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르포] "이대로면 모든 공장 멈춘다"…텅텅 빈 시멘트 출하장

송고시간2022-12-01 16:53

원희룡 장관 "업무개시명령으로 회복 속도 빨라질 것"

텅 빈 시멘트 저장소 일대
텅 빈 시멘트 저장소 일대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 내 시멘트 저장탱크 주변이 텅 비어 있다. 이 업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수송이 끊기면서 제품 제조·포장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22.12.1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다음 주가 지나면 모든 시멘트 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입니다."

1일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

우뚝 솟은 시멘트 사일로(저장소)와 시설 하층부에 마련된 5곳의 출하장은 대규모 설비가 무색하게 텅텅 비어 적막감만 흘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시작된 지 어느덧 8일째.

시멘트를 운송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공장 밖 도로까지 수백m씩 줄지어 출하를 기다리던 풍경은 파업 여파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대신 운송거부에 나선 화물연대 측 차량만들이 도로 한쪽을 빽빽하게 채운 채 멈춰 서 있었다.

삼표시멘트는 강원도 삼척 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를 특수 운반선에 실어 인천과 부산·광양 등 전국 각지 유통기지로 운반하고 있다.

인천사업소에는 하루 1만t 상당의 시멘트가 뱃길로 옮겨지는데 파업 여파로 해상 운송 주기마저 1일에서 3∼4일로 늘어난 상황이다.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재고가 쌓여 더는 유통기지에 물량을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애초 하루 300∼400대의 BCT가 시멘트 1만t을 받아 수도권 일대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으로 운반했으나, 전날에는 평소의 10% 수준인 40여대만 시멘트를 반출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이대로면 다음 주 중 일부 생산 설비를 셧다운 해야 하고, 다음 주마저 지나면 전체 설비를 가동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파업 이후 2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대치 중인 화물연대 인천본부 노조원
경찰과 대치 중인 화물연대 인천본부 노조원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 앞에서 화물연대 노조원이 경찰관들과 대치하고 있다. 2022.12.1 tomatoyoon@yna.co.kr

시멘트 유통 차질 피해는 전국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충북 단양 등 일부 지역 시멘트공장에서 경찰 지원을 받아 BCT 출하가 이뤄지고 있지만, 화물연대 비조합원들도 운송을 기피하는 분위기여서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여파로 전체적인 출하량이 평일 기준 10%에도 못 미쳐 하루 18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시멘트 운송 차질은 레미콘 업계와 건설현장에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시멘트를 재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업계의 수도권 공장은 대부분 가동을 멈췄고, 이로 인해 전날 기준으로 전국 459개 건설 현장 중 256개 현장(56%)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정부는 파업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현장에 모든 비상 상황을 동원해 수송력 증대에 주력할 태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도 이날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를 찾아 현장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원 장관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자발적 복귀를 원하는 차주에게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늘과 내일을 거치면서 (출하량) 회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BCT는 특수 운반 차량이어서 대체가 불가하다"며 "현재 25t 이상 차량을 과적으로 단속하고 있는데 최대 29t까지 늘리는 특별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모든 폭력 행위를 예방하고 차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인천시는 영업방해에 이르는 불법 주차 문제를 단호히 단속해달라"고 주문했다.

인천 시멘트 업체 찾은 원희룡·이상민 장관
인천 시멘트 업체 찾은 원희룡·이상민 장관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부터)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를 찾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운영 차질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 업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수송이 끊기면서 시멘트 제품 제조·포장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22.12.1 tomatoyoon@yna.co.kr

goodluck@yna.co.kr


핫뉴스

더보기
    /

    오래 머문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더보기

    리빙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