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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작가의 42년 전 기억 '5·18 그날과 죽음'

송고시간2022-12-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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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서 특별전…미디어파사드 신작도 전시

이이남 특별전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 포스터
이이남 특별전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 포스터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제공]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군인들과 사람들은 춤을 추었어요. 우리는 함께 사랑을 나누었어요."

열두 살 소년은 일주일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왜 쉬는지 몰랐지만 차를 구경하기 힘든 시절 시골 마을을 오가던 버스조차 다니지 않았고 엄마는 마을 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했다.

돌이켜보니 수많은 시민이 희생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때였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유년 시절 기억과 꿈의 세계를 형상화한 특별전을 연다.

물리적인 전시 공간 전체를 1980년 5월 초등학교 5학년이던 이이남의 기억으로 들어가 성장해가는 매개체로 설정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누구인가. 가족, 친구는 내게 어떤 존재고 내가 사는 공간은 무엇인가'라고 자신에게 질문했던 이 작가는 철이 들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작가는 돌이켜보면 간첩, 공산화, 전쟁 등의 단어들이 난무하던 시대에 살면서 어린 자신의 무의식에도 죽음의 공포가 침투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죽음은 그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자 자기 존재를 인식하게 하는 양식이 됐다.

그는 42년 전 비극적인 그날과 아무것도 몰랐지만 공포와 불안함을 느꼈던 어린 자신의 모습을 동화적 요소를 가미해 표현했으며 마지막에는 인생의 답을 찾아 성장한 모습을 담았다.

'80년 5월 18일 날씨 맑음'
'80년 5월 18일 날씨 맑음'

[촬영 장아름]

1층에서는 학교 운동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 읽는 소녀'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객들은 소녀상을 바라보며 작가의 어린 시절로 함께 들어가 '80년 5월 18일 날씨 맑음' 작품을 접하게 된다.

횃불을 든 소년과 40여대의 선풍기가 마주 보고 있는데 5·18 당시 횃불을 든 시민들과 헬기, 245발의 전일빌딩 총격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2층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배경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평화로운 마을에 군인들이 나타나 주민들을 학살하는 꿈이 펼쳐진다.

군의 만행을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춤을 추고', '사랑을 나눈다'고 반어적으로 표현하며 비극을 극대화했다.

'책 읽어주는 소녀'
'책 읽어주는 소녀'

[촬영 장아름]

이어 3층 '뿌리들의 일어섬'에서 죽음을 통한 부활의 상징인 피에타상과 영상을 선보이며 죽음과 삶은 결국 하나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작가는 작품들에 '빛'을 비춰 생명을 불어넣고 자신의 궁금해하던 추상적인 질문을 탐구했다.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 특별전은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의 분관인 광주 남구 구동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G.MAP 개관전 이후 개최되는 대규모 전시로, 지난 9월 구축된 외벽 미디어 파사드에도 이 작가의 신작이 전시된다.

이 작가는 "전시관 전체에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저의 인격체를 담았다. 관람객들이 저의 기억 속으로 들어와 하나하나 되짚으며 같은 고민을 풀어가길 기대하며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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