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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주민소환제, 문턱 낮춘다…투표율 ⅓→¼ 요건 완화

송고시간2022-12-0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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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인 수 기준 하향…문자메시지·인터넷으로도 서명 요청

주민소환법 개정안 국회 상임위 통과…제도 실효성 높아질 듯

주민소환 투표
주민소환 투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해 주민소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민소환법에 따르면 선출직 지방공직자는 임기를 시작한 날부터 1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임기 만료일부터 1년이 남지 않았을 때는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없다. 박 구청장은 올해 7월 1일 임기를 시작했다.

2007년 도입된 주민소환제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에 대해 소환투표를 해 그 결과에 따라 곧바로 해직시키는 제도지만 이처럼 까다로운 청구 요건 때문에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구 기간을 제한한 것 외에도 청구 서명자 비율, 투표율 등에서 문턱이 너무 높아 실효성이 없으므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앞으로는 주민소환 투표 활성화를 위해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투표 청구 서명인 수 요건을 완화하고, 투표율 기준도 청구권자(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에서 '4분의 1' 이상으로 낮춘 것이 핵심이다.

전자서명을 이용해 투표 청구를 위한 서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사이트 게시 등을 통한 서명 요청 활동도 가능하게 했다.

주민소환 투표권자의 연령도 19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했다.

개정안은 지난 2020년 12월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여러 여야 의원이 발의한 법안 등 5건을 통합·조정해 마련한 대안이다.

여야가 이견이 없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행안부 측은 예상했다.

주민소환 투표
주민소환 투표

(과천=연합뉴스 자료사진) 홍기원 기자 =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진행된 2021년 6월 30일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2021.6.30

현행 주민소환법에 따르면 주민소환 투표 청구 서명인 수는 시·도지사의 경우 투표 유권자(유권자)의 '10% 이상'이다. 시장·군수·구청장은 '15% 이상'이며 지방의회 의원은 '20% 이상'이다.

인구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청구요건을 획일적으로 규정해 인구가 많은 자치단체일수록 요건을 충족하기가 어려웠다.

개정안은 지자체의 유권자 수에 따라 구간을 설정해 청구요건을 차등 규정했다.

유권자 수를 5만 이하, 5만 초과~10만, 10만 초과~50만, 50만 초과~100만, 100만 초과~500만, 500만명 초과 등 6개 구간으로 나눠 청구인 수 기준을 달리했다. 대체로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요건이 완화하는 방식이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유권자 5만명 이하의 서명인 수는 '유권자 수의 15% 이상'이며 '5만 초과 10만 이하'(7천500+유권자 수 중 5만을 넘는 수의 13%), '10만 초과~50만'(1만4천+유권자 중 10만을 넘는 수의 11%), 50만 초과~100만(5만8천+유권자 수 중 50만을 넘는 수의 9%), 100만 초과~500만(10만3천+유권자 수 중 100만을 넘는 수의 7%), 500만 초과(38만3천+유권자 수 중 500만을 넘는 수의 5%)로 각각 정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유권자 수가 800만이라면 개정안에 따른 기준 서명인 수는 '38만3천+300만의 5%'로 계산해 53만3천명이 된다. 기존에는 서울시장의 경우 시·도지사는 유권자의 '10% 이상'인 80만명이 서명해야 소환투표를 할 수 있었다.

개표 요건인 투표율 기준도 유권자의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낮아졌다. 다만 투표자의 수가 유권자의 3분의 1에 미달할 경우 '유권자 6분의 1 이상 찬성'을 조건으로 달았다.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주민소환 확정 조건은 그대로다.

주민소환 투표 제한 기간을 임기 개시 및 만료 '1년 이내'에서 외국의 사례처럼 '6개월 이내'로 줄이자는 주장도 몇 년 전부터 제기됐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주민소환 투표 126건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11건은 투표가 실시됐지만, 나머지 115건은 서명자 미달이나 철회 등으로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6년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서명자 미달로 각하 처리된 것이 한 예다.

투표가 실시된 11건 가운데 2007년 경기 하남시 시의원 2명이 소환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없이 무산됐다.

2007년 이후 제주지사, 경기 하남·과천시장, 강원 삼척시장, 전남 구례군수 등 자치단체장 6명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있었지만 모두 투표수가 미달했다.

지난해 1월에도 경기 과천에서 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공급과 관련해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있었지만, 투표율이 21.7%에 그쳐 개표 없이 종결됐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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