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정진상→김만배 '정영학 녹취록 제출' 알렸다고 들어"
송고시간2022-12-05 18:17
정진상 측 "거짓말…당시 김만배와 연락 안 돼"
남욱 "정영학측, 이낙연측 윤영찬에 녹취록 넘겼다 들어"…尹 "사실무근"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아들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15년, 뇌물공여자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는 징역 5년, 정치자금 공여자인 남욱 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남욱 변호사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11.30 [공동취재]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황윤기 기자 =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검찰에 '대장동 일당'의 녹취록을 제출했을 때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김만배 씨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남욱 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 측 신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씨 변호인이 "정영학 피고인이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것을 언제 알게 됐나"라고 묻자, 남씨는 "제출한 당일 저녁에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진상 실장이 김만배 피고인에게 전화해 '정영학이 검찰에 녹취록을 냈다'고 알려줬다고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김만배 피고인에게 들었는지 정민용 피고인에게 들었는지…"라며 헷갈리다가 "김만배 피고인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작년 9월 26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남씨, 김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의 대화와 통화를 녹음한 파일을 제출했다.
정 실장 측은 그러나 "그즈음 김만배씨가 전화번호를 바꿔서 따로 연락한 적이 없다. 유 전 본부장에게 김만배씨 번호를 수소문하려고 연락한 사실을 검찰도 알고 있다"며 남씨 증언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남씨는 이날 대장동 일당 내부의 갈등과 수사 과정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 정황도 증언했다.
이날 공개된 조서에 따르면 남씨는 검찰에서 '김만배·정영학이 2019년 11월께 서로 싸웠는데 정영학이 이낙연(민주당 상임고문) 측 윤영찬 의원을 통해 김만배 회장에게 크게 싸움을 걸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대장동 일당은 2019년 3월 개발 수익을 배당받고 나서부터 공통비 분담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남씨의 증언은 이 과정에서 정씨가 국회 측 인맥을 통해 김씨를 압박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씨 변호인은 이 같은 남씨 주장에 재차 "정영학이 이낙연 측 윤영찬 의원을 통해 싸움을 걸었다는 게 무슨 내용이냐"고 확인을 구했다.
남씨는 이에 "초기 대장동 관련 내용"이라며 "428억원, 천화동인 1호와 관련한 부분, 50억 클럽과 관련한 부분을 정영학 회계사의 변호인이 녹취록을 포함해 윤영찬 의원한테 넘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런 이야기를 "기자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장동 의혹이 한창 불거질 즈음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정씨의 폭로 과정에 민주당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상임고문 측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회자됐다. 경쟁자인 이재명 대표 측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대장동 의혹을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취지였다.
윤영찬 의원실은 이날 곧장 입장문을 내 남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실은 "지난 대선 때부터 유사한 내용으로 여러 언론인의 문의가 있었지만, 윤 의원은 정 회계사와 일면식도 없고 남욱 변호사가 기자에게 전해 들었다는 녹취록이나 자료를 전달받은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2/05 18: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