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시한 19일'에도 대치…법인세 접점 모색 속 경찰국 평행선(종합)
송고시간2022-12-19 18:17
여야 예산안 협상 진통 계속…법인세 '전 구간 1%p 인하' 대안 거론
하루 두 번 김의장 만난 주호영, 회동 불참한 박홍근…서로 "기다리는 중"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슬기 김철선 정윤주 기자 =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협상의 '추가 시한' 격인 19일에도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사실상 '법인세 인하'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 양대 쟁점만이 남은 가운데,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최종 중재안에 기반을 둔 '제3의 대안'이 거론되는 등 접점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중재안 수용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데다,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서도 양당 간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를 시도했으나, 박 원내대표가 불참하면서 결국 3자 회동은 무산됐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새 제안이 없는 상태에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박 원내대표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후에도 김 의장을 만나 약 15분간 면담했지만, 오전과 마찬가지로 박 원내대표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협상 상황을 공유하는 데 그쳤다.
주 원내대표는 면담 후 "특별히 진전된 것은 없다"며 "민주당이 다시 회의를 한다고 해서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후 국회에 머물던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서로 '양보의 답'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상대방이라며 공을 돌린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2022.12.19 toadboy@yna.co.kr
국민의힘은 양대 쟁점 가운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문제와 관련해 협상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래 구간까지 포함하면 1%포인트 언저리 선에서 (인하해도) 충분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에 법인세가) 각각 23%, 20% 적용되는 업체군에 일률적으로 1%포인트만 낮춰도 전체적으로 원하는 성장효과, 외자유치 효과 등이 해결된다는 식으로 협의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세표준 3천억원 초과 대기업에 적용되는 최고세율만이 아니라 더 작은 규모의 기업들에 대해서도 과세구간별로 세율을 1%포인트씩 낮추는 방안을 거론한 것이다.
현행 법인세율은 영리법인 기준 과세표준 '2억 이하'의 세율은 10%, '2억 초과 200억 이하' 20%, '200억 초과 3천억 이하' 22%, '3천억 초과' 25% 등으로 나뉘어 있다.
여당으로서 대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충실하게 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남은 쟁점인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가 하루 두 차례나 김 의장을 찾아간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5억원 예산 때문에 639조원이나 되는 정부예산 전체를 발목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19 srbaek@yna.co.kr
그러나 민주당은 김 의장의 최종 중재안을 수용한 만큼 양보해야 하는 쪽은 정부·여당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박 원내대표가 의장 주재 회동에 불참한 것도 '여당이 실질적 제안은 내놓지 않은 채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협상을 장기간 공전시키는 주된 원인이 주 원내대표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에 있다는 시각도 배경에 깔려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김 의장 중재안을 수용만 하면 바로 처리될 예산인데, 주말 내내 오매불망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에 막혀 또 헛바퀴만 돌았다"며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당이 중재안을 수용하기 전에는 따로 협상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지금은 의장을 뵐 이유가 없다"며 "지금 의장께서는 저를 만날 게 아니라 주 원내대표나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나야 하고), 안 되면 대통령과 통화를 해서라도 최종 중재안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마치 법인세에 일부 의견 접근이 이뤄진 듯 일방적으로 발언하면서도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민주당이 전액 깎으려 한다고 주장했다"며 "핑계 대지 말라. 윤심의 특별 관심예산 5억원을 고집하며 639억원의 전체 국가 예산안을 발목 잡는 쪽은 국민의힘"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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