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등 박원순 사업 폐지 조례, 시의회 통과
송고시간2022-12-22 16:25
국힘 주도로 본회의 가결…민주당 "전임 시장 지우기" 비판
'주최 없는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조례도 가결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제315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12.22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을 지원하는 근거가 됐던 서울시 조례들이 폐지된다.
서울시의회는 22일 제315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 폐지조례안' 등 현행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안 3건을 가결했다.
6월 지방선거로 시의회 다수당이 된 국민의힘은 10월 '서울정상화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였던 역대 의회에서 제정된 기존 조례를 개정·폐지하는 작업을 해왔다. 현 시의회는 총 112석 중 국민의힘이 76석, 민주당은 36석이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조례 3건 중 마을공동체 조례 폐지조례안은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이다. 이날 재석 의원 95명 가운데 찬성 65명, 반대 28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조례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측은 지난 10년간 사업 과정에서 특정 단체에 혜택에 집중된다는 논란이 지속되며 각종 비효율이 드러나 사업을 자치구 주도로 전환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와 센터 위탁운영 기관인 조계사 측은 사업 중단의 객관적 근거가 없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조례안 통과 뒤 민주당은 입장자료를 내고 "마을공동체 정책의 문제점은 개선·보완할 사안이지 조례를 폐지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폐지조례안 반대 서명에 1만명 이상이 참여했으나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조차 열리지 않았다며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에 골몰한 오세훈 시장과 국민의힘이 주민자치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시의회 앞에서 규탄 대회를 열고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 폐지를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운동본부가 폐지안 본회의 통과 저지 공동행동을 하고 있다. 2022.12.22 yatoya@yna.co.kr
마을공동체 조례와 함께 '서울시 마을관리소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과 '서울시 남북 문화·체육·관광 교류 협력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도 가결됐다.
마을관리소 조례 폐지조례안은 마을관리소 사업의 시 예산 지원 근거를 담은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북 문화·체육·관광 교류 협력 조례 폐지조례안은 박 전 시장 시절 제정한 현행 조례가 기존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와 중복된다고 보고 폐지하는 내용이다.
본회의에서는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서울시 다중운집 행사 안전 관리에 관한 조례안'도 가결됐다.
조례안은 주최·주관 없이 불특정 다수가 자발적으로 모이는 일정 규모 이상의 다중운집 행사에 대해 서울시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경찰·자치구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도록 규정했다.
기존의 '옥외행사 안전관리 조례'는 서울시 등 주최가 명확한 경우에만 안전관리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주최 미상의 다중운집 행사는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밖에 8월 집중호우 피해를 계기로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서울시 차원에서 폭넓게 조사·관리·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서울시 침수 방지시설 설치 지원에 관한 조례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위법 논란이 불거진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이날 상정되지 않았다.
해당 조례안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경과를 공개하는 학교에 교육감이 행정·재정적인 인센티브나 포상을 줄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올해 9월 출범한 시의회 학력향상 특별위원회가 이달 8일 발의했으나 민주당은 의원 동의나 본회의 의결 없이 특위가 의안을 회부하는 것은 회의규칙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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