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오래 기다린 신차, 고금리에 계약 포기?
송고시간2023-01-09 07:00
(서울=연합뉴스)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신차 출고를 앞두고 계약을 취소했습니다.
치솟는 할부 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선수금을 더 모은 뒤에 차를 사기로 한 건데요.
구매 계약 시점과 출고 시점 사이에 할부 금리는 무려 4배나 뛰었습니다.
금리가 잇따라 인상되면서 신차 구매 계획을 접거나 아예 계약을 취소하는 일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데요.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할부 금리는 롯데캐피탈이 상단 11.5%, 현대캐피탈이 10.4%입니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11.1%, 신한카드가 10.5%로 나타났죠.
작년 초 3%대였던 할부 금리가 1년 새 3∼4배가량 오른 겁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으로 금리가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작년 초에 차를 계약하고 이날 차를 인도받는다면 그사이 내야 할 이자가 3∼4배 늘어난 건데요.
예를 들어 약 4천800만 원인 신형 그랜저를 현금 20% 선납, 나머지는 금리 2%에 36개월 할부로 결제한다고 하면 매달 내야 하는 돈은 112만 원입니다.
이자만 따지면 3년간 총 125만 원이죠.
하지만 같은 차량을 금리 8%일 때 사면 매달 122만 원을 내야 하고요.
이자는 3년간 485만 원에 달합니다.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조사연구실장은 "본인 순서가 왔을 때 작년 중반과 지금의 금리가 차이가 나서 자금 집행 계획을 다시 짜거나 좀 더 기다렸다가 구매하기로 하시는 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영업용, 관용을 제외한 개인 소유의 신차 등록 대수(109만2천31대)는 전년도(117만8천57대)와 비교해 7.3% 감소했고요.
신차를 담보로 대출받는 신차 저당등록 비율은 최근 9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소비 심리가 꺾이자 완성차업체는 저금리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는데요.
현대자동차는 캐스퍼를 최대 150만 원 재고 할인했고, 르노 코리아 자동차는 2.9% 할부 상품을 내걸었습니다.
마세라티는 작년 말에 특별 무이자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차질 여파로 신차 계약에서 출고까지 1년 넘게 대기하는 건 흔한 일이었죠.
차량 생산은 회복세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기껏 기다린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
권용주 퓨처모빌리티 연구소장은 현시점에서 개인 차량을 구매할 때 유의할 점으로 "금리 자체는 출고 기준이어서 변동금리가 아니라 고정금리라는 점. 두 번째는 인기가 없는 차종일수록 출고 기간은 짧지만, 나중에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현명한 결정을 해야겠습니다.
한지은 기자 조서영 인턴기자 이지원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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