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서 가축 전염병 잇단 확진에 축산농가 '긴장'
송고시간2023-01-27 07:30
야생 멧돼지·겨울 철새 출몰에 AI·ASF 확산 우려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새해 들어 경기도 김포시에 가축 전염병 확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역 축산농가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김포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통진읍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 9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 당국이 돼지 2천2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확산 예방을 위해 반경 500m 내 다른 농장의 돼지 2천500여 마리도 함께 살처분했다.
김포에서 ASF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은 울타리·방역실·출하대·방충망 등 8대 방역 시설을 갖추고 운영했지만, 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다행히 나머지 양돈농장 6곳(총 1만4천여 마리 사육)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농장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직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은데다 최근 1∼2개월 사이 월곶면·대곶면·고촌읍·장기동에서 야생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5건이나 접수됐기 때문이다.
김포시는 그동안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현장에 출동했지만, 야생 멧돼지를 포획하지 못했다.
방역 당국은 야생 멧돼지가 감염원일 가능성을 염두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임종춘 대한한돈협회 김포지부장은 "작년 9월부터 이달까지 ASF 확진 사례가 이어지면서 김포 양돈농장 전체 9곳 가운데 3곳이 피해를 봤다"며 "4년 전 ASF로 김포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한 최악의 상황이 되풀이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금농장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하성면 한 산란계(알을 생산하는 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확산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에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방역 당국이 해당 농장의 닭 8만여 마리를 살처분한 뒤 2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추가 확진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가금농장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았고, 야생 조류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철새들의 북상 시기와 맞물려 2월에도 확진 사례가 나왔고, 4월 초까지도 가금농장에서 AI가 확인됐다.
이진유 대한양계협회 김포채란지부장은 "겨울 철새들이 드나드는 김포 한강 하구는 농장주들의 경계 대상 지역"이라며 "농장주들은 AI 감염을 우려해 사육장을 계속 소독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가축 전염병 확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AI와 ASF 발생지 반경 10㎞ 지역의 이동을 제한하고 소독차량 10대를 동원, 수시로 각 농장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동원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해 대응하고 있다"며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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