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석 "지고지순한 순애보 연기에 짝사랑한 경험 녹였죠"
송고시간2023-01-28 08:00
퓨전 사극 '금혼령'서 의금부 도사 이신원 역…지상파서 첫 주연
올해 입대 예정…"아쉬워 죽을 것 같아요"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배우 김우석이 사랑하는 여인의 곁을 묵묵하게 지키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MBC 드라마 '금혼령' 종영을 기념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에서 만난 김우석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짝사랑했던 경험을 많이 녹였다"고 말했다.
'금혼령'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금혼령을 내린 왕 이헌(김영대)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할 수 있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우석은 의금부 도사 이신원을 연기했다. 7년이 넘도록 잊지 못한 여인 소랑이 왕과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애틋한 마음을 삭이는 인물이다.
김우석은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짝사랑했던 경험에 대해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떠올렸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진하는 편인데, 이신원은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아요. 조선 시대이다 보니 호감을 표현하고 싶어도 참아야 했겠죠. 짝사랑했을 때 감정을 다시 떠올리며, '좋아하는 마음을 눌러야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며 몰입했어요."
김우석은 겉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신원의 애달픈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특히 눈빛 연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하면 무미건조해 보일 것 같아 눈빛 연기로 감정을 전하려고 했다"며 "연기하는 순간에도 확신이 없어서 감독님께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하고 여러 번 여쭤봤다"고 돌아봤다.
데뷔 7년 만에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을 꿰찬 김우석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사실 꿈도 못 꾸던 일이었다고 한다.
"TV 속에 나오는 배우들은 그저 다른 세계 사람들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다가 20살 때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는데, 제게는 그 어느 배우보다 에디 레드메인이 반짝이게 보이더라고요. 저도 언젠가는 꼭 블루스퀘어에서 '레미제라블'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명확한 꿈이 생겼죠."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은 김우석은 우연한 계기로 웹드라마 '연애 플레이리스트 시즌2'(2017)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는 "웹드라마 연기는 사실 용돈벌이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해보니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드라마 '보이스2·3'(2018·2019), '반의반'(2020) 등에서 조연을 맡으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우석에게 지난해는 결실의 한 해였다.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사회성이 부족한 안하무인 금수저 노태남을 연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올해 안에 입대할 예정이라는 김우석은 한참 빛을 보려는 때 군대에 가게 돼 "아쉬워 죽을 것 같다"고 웃으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렇게까지 얼굴을 많이 비출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상상도 못 했는데, 꿈이 현실이 된 셈이에요. 아쉬움이 크지만, 여태 안 갔다 온 걸 어쩌겠어요. (웃음)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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