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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제발 살려달라"…순직 소방관 빈소 눈물바다(종합)

송고시간2023-03-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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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서 구조하다 순직한 성공일 소방관 가족들 망연자실

생일 열흘 앞두고 참변…"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 했는데"

화재 현장서 순직한 성공일 소방사
화재 현장서 순직한 성공일 소방사

(김제=연합뉴스) 전북도 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을 진화하던 성공일(30) 소방사가 숨졌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임용된 성 소방사. 2023.3.7 [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어렵게 소방공무원에 합격했던 아들이었는데.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7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성공일 소방사(30) 빈소는 유족의 큰 슬픔만큼이나 무거운 공기로 짓눌렸다.

지난밤 아들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듣고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던 가족들은 영정 앞에서 목놓아 울었다.

유족들은 상복도 채 입지 못하고 있다가 점심이 지나서야 겨우 옷을 추스르고 조문객을 맞이했다.

영정에는 소방관 정복을 입고 반듯하게 웃는 성 소방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 아래에는 그가 생전에 입던 정복이 곱게 개인 채 놓여있어 조문객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어머니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연신 "아들아, 공일아"를 목놓아 외치며 오열했다.

조문을 온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향해선 답답한 듯 "우리 아들 좀 제발 살려달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소방관 영웅의 정복
소방관 영웅의 정복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김제의 한 불이 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김제소방서 소속 성공일 소방사의 빈소가 7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성 소방사의 영정 아래에 그의 정복이 놓여 있다. 2023.3.7 warm@yna.co.kr

아버지는 성 소방사가 무척 살가운 아들이었다며 울먹였다.

성인이 됐음에도 자주 부모님과 술잔을 기울였고 하루에 일어난 기쁘고 슬픈 일들을 엄마와 자주 나눴다고 한다.

참변을 당하기 하루 전날에는 가족들에게 "생일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원하는 식당을 예약해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생일을 아흐레 남겨 둔 아들이 세상을 떠난 사실이 믿기지 않다는 듯 흐느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어젯밤 소방서에서 전화를 받고 공일이가 조금 다친 줄만 알았는데,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착하고 살가웠던 아들이라 엄마도 너무 힘들어한다"고 연신 눈물을 쏟았다.

대학교에서 소방 관련 학과를 졸업한 성 소방사는 자연스레 소방관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한다.

3번의 낙방 끝에 지난해 5월 소방공무원에 합격했고 부모님과 함께 살던 전주 집에서 가까운 김제소방서를 첫 근무지로 선택했다.

최근에는 가족들에게 "이제 임용 1년이 다 돼가니, 승진 공부를 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성 소방사의 아버지는 "아들 성격상 주택 안에 누군가 갇혀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당연히 도와주러 나섰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아들이 불 타는 주택 안에 30분간 고립돼 있었는데 왜 아무도 나서주지 못했는지 답답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빈소에는 성 소방사의 친구들과 입교 동기들, 소방본부 직원 등이 찾아 동료의 영정 앞에 분향하며 추모했다.

성 소방사의 고등학교 동창인 노경규씨(30)는 "정의감이 있고, 학교 다닐 때도 언제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친구였다"며 "그런 친구가 떠났다는 게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그를 회상했다.

김제 주택 화재 순직 소방관 빈소
김제 주택 화재 순직 소방관 빈소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김제의 한 불이 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김제소방서 소속 성공일 소방사의 빈소가 7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23.3.7 warm@yna.co.kr

성 소방사는 전날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다 숨졌다.

성 소방사는 대피한 할머니로부터 '안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말을 듣고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주택 내부로 진입했으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그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소방사의 영결식은 오는 9일 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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