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빨간 넥타이' 尹…김기현 선출에 당 장악력 강화 관측
송고시간2023-03-08 18:15
7년만의 대통령 참석…'친윤계 완승'에 당정관계 '단일대오' 예상

(고양=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3.8 [공동취재]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박형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8일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당 상징색인 빨간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전당대회장에 손을 흔들며 등장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3월 대선 승리 이후 대규모 당원 행사에 처음 자리한 것이기도 하다. '1호 당원'인 윤 대통령이 새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 득표 결과를 보지 않고 자리를 떴지만, 이후 새 당 대표에는 친윤(친윤석열계)가 전폭 지원한 김기현 후보가 53% 득표율로 당선됐다.
4명의 후보가 나온 상황에서 1차 투표에서 과반 승리해 주류 지지 후보의 '위력'을 과시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당 구성원 모두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구체적 대상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까지 윤 대통령에게 한껏 각을 세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지원하며 비윤계 목소리를 주도해왔다.
나아가 당권 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실 행정관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김기현 후보를 지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발하기에 이른 상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고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위해 이동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3.3.8 [공동취재] uwg806@yna.co.kr
'천아용인'과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사실상 친윤계의 '완승'으로 끝났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평가다.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인지도 측면에서 밀리던 김기현 후보가 신임 당 대표로 올라서는 데에는 '윤심'이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던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하기도 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은 '불가피하게'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와 동시에 끊임없이 삐걱거렸던 이 전 대표 때와는 달리 윤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가 '단일대오'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전당대회 결과 발표 직후에 가진 브리핑에서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국민만 생각하고 함께 전진하자는 데에 윤 대통령의 뜻이 담겨있다"며 원론적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새 지도부 선출에 대해 축하드린다"면서도 김 신임 대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자제했다.
이 관계자는 '단체 대화방 사태에 대한 경위를 파악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수사 당국에 고발 접수된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며 "저희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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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3/03/08 18: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