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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단체아냐?"…'나는 신이다' 파장에 '의심 또 의심'

송고시간2023-03-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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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의심 동아리 명단 돌고 일반 봉사단체도 '곤혹'

동아리 박람회 방문한 연세대학교 학생들
동아리 박람회 방문한 연세대학교 학생들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수습기자 = 9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동아리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3.9 cjs@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규리 기자 최주성 권지현 수습기자 = 사이비 종교 교주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파장을 일으키며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런 변화된 분위기가 가장 확연한 곳은 대학 캠퍼스다.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큰 충격파를 던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포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개강 직후 대학에서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이 한창인 가운데 최근 사이비 종교단체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동아리의 명단이 도는가 하면 학생들도 가입할 때 더욱 신중해졌다.

지난 9일 서강대 캠퍼스의 동아리 모집 부스를 방문한 지식융합미디어학부 신입생 이모(19)씨는 "선배들이 종교단체가 본 목적을 감추고 심리 설문·상담을 빌미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며 "종교 동아리가 전화를 걸어오면 중앙동아리인데도 사이비인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도 종교철학을 다루는 모 동아리가 정명석을 교주로 추종하는 JMS와 연관된 단체로 의심된다는 글과 댓글이 이어졌다.

9일 열린 연세대 동아리 박람회에서 기독교 동아리 CCC 회원들은 학생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보다 부스를 직접 찾아오는 학생에게만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며 간식이 담긴 밀키트를 증정품으로 건넸다.

CCC 전 회장 양동영(27·기계공학과 졸)씨는 "다큐멘터리나 코로나19로 사이비 단체 이슈가 떠오르면서 '전도'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커졌다"며 "종교에 관련 없이 모임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동아리 박람회에서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대학별 'JMS 동아리' 명단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엉뚱하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봉사단체는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함께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으나 "신천지가 의심된다"는 댓글이 가장 먼저 달렸다.

모집 글을 올린 봉사단체 '아기천사의 합창' 소속 직장인 조모(23)씨는 "전에도 종교와 관련 있냐는 의심을 받은 적이 몇 차례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아기천사의 합창'은 사회복지 자원봉사인증관리(VMS)에 등록된 단체다.

사이비 종교는 언제나 경계해야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자칫 건전한 사회활동을 비롯한 관계 형성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이 경계심을 가지고 사이비 단체 여부를 판별하려는 노력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무조건 의심하는 것보다는 한 번 더 주의하고 경계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단체들 역시 어떤 취지로 활동하는지 분명히 밝힌 뒤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등 공신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urious@yna.co.kr, cjs@yna.co.kr,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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