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폭 내부소통 행보…'일대일 번개'에 그룹별 접촉도
송고시간2023-03-15 11:34
'계파 불문' 의원실 돌며 '번개 차담'…최대 모임 '더미래'와 간담회
강성 지지층 '내부 총질' 고강도 비판도…'리더십 위기' 정공법 돌파

(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워크앤올 그레이츠판교점에서 열린 '주69시간 장시간 노동, 크런치모드 확대 방지를 위한 IT노동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3.14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내 소통 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170명 가까운 의원들과 '일대일 면담' 하는 것은 물론 기존 당내 그룹별 접촉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소통'이라는 정공법으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타격을 입은 리더십도 곧추세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사태 이후에는 계파를 불문하고 의원들과 맨투맨으로 만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며 "일대일로 대화해야 더 진정성 있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일정이 빌 때마다 짬짬이 의원회관을 돈다고 한다.
미리 전화를 걸어 시간이 맞으면 해당 의원 방으로 찾아가 일대일 '번개 차담(茶談)'을 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얼마 전에 이 대표가 의원실로 직접 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 문제, 지도부 리더십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지만 대표는 주로 듣는 편이었다"고 했다.
대표 취임 이후 지속해 온 여러 그룹과 '식사 정치'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엔 친문(친문재인) 성향 연구모임인 '민주주의 4.0' 이사진들과 만났고, '김근태계' 모임으로 불리는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미래'(더좋은미래)와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의원 50여명으로 구성된 더미래는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에게 당의 불신 해소 및 혁신 방안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친문계 한 재선 의원은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의원들 다수는 당분간 대표직 사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 대표가 비명계나 중립지대 의원들을 설득하고 진정성 있는 수습책을 내놓는지 일단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을 향해 고강도 비판 발언을 내놓은 것도 내홍 타개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전날 당사에서 이들과 만나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문자폭탄 등 '내부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어제 이 대표의 메시지 톤은 사전에 지도부 내에서 어느 정도 공유했다"며 "지지자들로선 섭섭했을 수 있는데, 질책 수준의 강한 어조로 당부한 것은 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15 uwg806@yna.co.kr
한편, 당 지도부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등 회복 추세에 있다며 '이재명 체제' 엄호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여당을 앞서는 데도 마치 밑바닥인 것처럼 종편 패널들은 이야기한다"며 "우리가 단합하고 단결만 하면 총선 승리, 대선 승리도 못 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끝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여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며 "이재명 대표 리스크로 그간 당 지지율이 낮았다는 주장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3/03/15 11: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