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 보르헤스 타계 두 달 전 결혼했던 일본계 부인 별세
송고시간2023-03-28 02:40
작가 마리아 코다마, 재단 설립 후 보르헤스 작품 등 관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20세기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아르헨티나) 별세 직전 그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마리아 코다마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암으로 숨졌다고 현지 매체 라나시온과 텔람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6세.
일본인 아버지와 유럽 혈통 아르헨티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코다마는 10대 때 보르헤스 강의를 들은 인연으로 함께 30년 넘게 문학 공부를 하며 그의 비서로 일했다.
이후 49세 때인 1986년 4월 26일, 당시 87세였던 보르헤스와 결혼했다. 두 사람 나이 차는 38세였고, 보르헤스는 재혼이었다.
당시 시력을 잃은 채 간암으로 투병하던 보르헤스는 이후 1986년 6월 14일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별세했다.
문학계에선 두 사람 결혼을 두고 '코다마가 보르헤스 유산을 챙기려는 것'이라는 취지의 뒷말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코다마는 보르헤스 첫 결혼 생활(3년여)을 제외하고 약 30년 넘게 곁을 지키며 그를 보호했다는 평이 더 많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보르헤스의 유일한 상속자였던 코다마는 남편 사망 후 재혼하지 않은 채 보르헤스 국제 재단을 설립하고 그의 작품을 관리하는 데 여생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외국어 번역 로열티를 비롯한 판권 등에 대해 번역가 또는 출판사와 법적 소송을 벌이기도 하면서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보르헤스는 연작 형태의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소설 '픽션들'을 비롯해 '불한당들의 세계사', '알레프', '모래의 책' 같은 세계적인 소설과 수필 등을 남겼다.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꼽혔으며, 방대한 독서량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저작으로 '20세기 도서관'으로도 불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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