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군사격장 훈련재개 수용 여부 놓고 주민 단체 갈등
송고시간2023-04-03 15:32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는 찬성, 장기면개발자문위는 반대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 위원들이 3일 포항시청에서 장기면 군사격장 훈련 재개 민군 양해각서 체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4.3 sds123@yna.co.kr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의 군사격장 사격훈련 재개를 놓고 주민단체 간 갈등이 일고 있다.
포항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는 3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는 주민들과 협의 없이는 수성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지난 30일 장기면 전체 주민과 소통 없이 대표성을 잃어버린 반대위와 사격훈련 재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는 시민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국가안보 상황상 사격훈련을 재개해야 하는 군 입장은 이해하지만, 주민과 합의 없이 체결한 민군 양해각서는 원천 무효"라며 "주민 전체 대표가 참여하는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해야 하고 국방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범시민 반대운동을 펴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방부는 '포항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와 수성사격장에서 해병대 사격훈련 재개, 민관군협의체 구성 노력 등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책위는 우선 수성사격장에서 3주간 해병대 1사단 편제 화기 사격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이후 사격훈련은 국방부와 대책위 간 합의를 거쳐 진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장기면 주민으로 구성된 단체인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와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장기면에서는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수성사격장을 둘러싼 '민민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11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안을 놓고도 주민 간 마찰이 빚어진 바 있다.
당시 권익위는 "수성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 중재안에는 주민 집단이주 및 소음 완충지대 조성, 소음 감소 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추진, 숙원사업 지원 및 지역발전사업 추진, 해병대와 주한미군의 사격 훈련 여건 보장 등이 담겼다.
권익위는 수성리 주민 약 50가구 100여 명이 집단 이주에 동의했고 2022년 1월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진 뒤 포항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구성원뿐만 아니라 장기면 주민들이 중재안 수용과 거부 측으로 나뉘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갈등을 빚었다.
1965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 조성된 수성사격장은 해병대, 육군, 방위산업체 등이 사용해왔다.
그러나 2020년부터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소음 진동에 따른 피해가 커졌다며 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군은 2020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수성사격장에서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 위원들이 3일 포항시청에서 장기면 군사격장 훈련 재개 민군 양해각서 체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4.3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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