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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 마시다' AI 번역했더니…"창조적 수준까지는 한참 멀어"

송고시간2023-05-26 14:30

한국문학번역원 'AI 번역 현황과 문학번역의 미래' 심포지엄

다양한 AI 오역 사례들 제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관련 없음]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현재 수준에서 AI 번역기는 자동번역기로서의 충분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평범한 번역의 최대치까지 갈 수는 있으나 창조적 수준으로는 넘어가지 못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이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심포지엄에서 정과리 연세대 교수가 현재 인공지능(AI) 번역의 수준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그는 AI번역은 번역가가 직접 나서서 보완해야 할 몫이 아주 크다면서 "번역의 완성은 궁극적으로 인간 번역가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번역원은 이날 'AI 번역 현황과 문학 번역의 미래'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AI 번역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AI 번역 활용 및 수용 가능성, AI 번역 관련 법제 및 윤리 문제 등에 관해 전문가들을 초청해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챗(Chat)GPT 등 생성인공지능의 번역 역량이 기존의 기계번역보다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문학이나 영화 등 고차원의 번역에서는 관용적 표현이나 텍스트 이면의 뉘앙스를 파악하는 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는 것이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네이버클라우드 파파고의 신중휘 이사는 "챗GPT의 번역은 원문의 의미를 생략하거나 없는 의미를 과생성하는 문제가 기존 기계번역보다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번역 결과의 유창성은 (챗GPT가) 기존 기계번역보다 더 우수하다"면서 "이를 통제하는 기술은 아직 갖춰지지 못해 앞으로도 기술 발전 노력이 지속될 것이며, 기계번역의 발전에 새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이사는 AI 번역기 '파파고'의 기획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다양한 AI 번역 사례들이 제시됐다.

문학·콘텐츠 번역에서 기계번역이 도달한 수준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마승혜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영화 '기생충'의 대사 번역을 사례로 들고 왔다.

마 교수에 따르면 챗GPT는 극중 인물 '기우'의 대사 중 '김칫국 마시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we're drinking kimchi soup"로 직역해 '섣부르게 생각한다'는 원래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

김이듬 시인의 시집 '히스테리아'의 표제 시 '사과 없어요'의 구절들 번역도 비슷한 오류를 발생시켰다. 이 시집의 영어판은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수상한 바 있다.

'사과 없어요'의 "용서받기는커녕 몽땅 뒤집어쓴 적 있는 나"라는 구절을 챗GPT는 "as someone who has flipped everything upside down'으로 번역했다. AI가 '뒤집다'라는 동사의 사전적 의미에 매달린 데 반해, 이 문장을 인간 번역가는 'to me who takes the blame'이라고 관용어구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 옮겼다.

전혜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기계번역과 인간번역의 분석 결과를 비교하고, 고도의 언어수행, 맥락, 상황이해 등과 감성을 요구하는 문학번역의 영역에서 기계번역이 인간번역에 위협이나 도전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딥러닝 기술의 번역 오류는 모르는 용어도 최대한 그럴듯한 단어들로 번역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임준호 튜터러스랩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분석했다.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분야 용어를 학습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사전학습 단계에서 학습하지 않았던 용어나 새로 등장한 전문용어를 문맥만으로 올바르게 번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윤선미 교수도 문학 등의 번역에서 인공지능 활용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와 스페인어처럼 두 언어 모두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주류 언어일 경우 비문학적 텍스트에서 상당히 좋은 질의 번역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인공지능에 번역을 맡길 경우 언어와 문화를 잘 알고 문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사람이 검토·교정·편집을 섬세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성AI 번역의 현재 수준은 인간의 번역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기술 발전이 계속 이뤄지면서 여러 방식으로 다양한 분야의 번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현재로서는 학습용 데이터의 생성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챗GPT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학습용 데이터 생성 및 가공 등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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