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아내와 극단선택 하려 했다"…80대 남편 구속
송고시간2023-09-12 16:57
숨진 70대 아내 '중독사' 구두 소견…남편은 큰 이상증세 없어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70대 여성이 독극물을 먹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 있던 80대 남편이 긴급체포됐는데, 그는 수년간 아내를 병간호해왔으며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12일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시께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A씨의 아내인 70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아들로부터 "부모가 극단 선택을 하려 한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에 앞서 A씨 부부는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아들에게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함께 극단 선택을 하려 하니 뒤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글귀가 적힌 유서도 발견됐다.
다만 숨진 B씨와 달리 현장에 함께 있던 A씨는 별다른 신체적 이상증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B씨의 사인에 대해 "약물에 의한 중독사가 의심된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
아울러 A씨 역시 독극물을 먹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A씨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B씨와 둘이 살며 수년간 병간호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극단 선택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도 보이나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A씨의 혈액을 국과수로 보내 감정 의뢰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맞는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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