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과다 복용 후 택시 몰다 네 차례 '쾅'…항소심서 벌금형
송고시간2023-09-16 08:00
원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채 택시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난 택시 기사가 항소심에서 벌금으로 감형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김형훈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택시 기사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 31일 오전 9시 15분께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채 택시를 몰다 신호대기 중인 승용차를 들이받고 달아나는 등 이날 오전 10시 38분께까지 창원과 부산 등에서 같은 방법으로 총 네 번의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가 약물을 투약한 상태로 주행한 거리는 약 56㎞에 달했다.
A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사고 전 감속을 시도했고 어떻게 하느냐며 자책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춰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과 같은 이유로 심신 미약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다수 교통사고를 내고도 아무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이탈했으며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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